화물연대 파업에 현대차 가동차질 ‘직격탄’

2022-06-09     석현주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자동차와 조선, 시멘트 등 울산지역 산업계 곳곳에서 물류차질에 따른 신음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집중된 시멘트 업계에선 출하 중단으로 일부 레미콘 공장이 출하량 조정에 나서는 등 가동 중단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의 ‘자동차 부품 운송 거부’ 움직임에 현대자동차는 일부 생산라인 공정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완성차 공장 타격 지침에 따라 현대차 울산공장에 부품을 운송하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차량이 이날 오후 2시부터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현대차 납품 업체인 현대글로비스와 계약한 운송업체는 19개 사인데, 이들 운송업체 소속 화물 노동자 중 70%가량이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하루 평균 1만1000회 정도 납품차량이 들어간다.

화물연대의 물류봉쇄로 현대차는 가동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차는 제품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을 쌓아두지 않고 즉시 공급받아 생산하는 ‘적시생산방식’으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수만개의 부품을 공급받아 한 개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완성차 업계의 특성상 부품 공급이 하나라도 이뤄지지 않으면 생산 라인 전체를 멈춰 세워야 한다.

당장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어느 정도 재고를 확보해 둔 상태지만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생산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후부터 완성차 부품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차질이 생긴 공장라인, 차종이나 평소와 비교해 얼마나 생산이 줄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주말 특근은 고사하고 당장 내일 공장 라인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주문한 완성차를 실어 나르는 탁송 등 신차 공급 물류망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 7일부터 완성차 운송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해 현대차는 생산된 완성차를 미리 각지역 출고센터로 반출, 당장 사나흘 정도는 차량 출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신차 출고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육상운송 비중이 높은 조선업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소에 기자재를 옮기는 화물차 일부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 조선업 관계자는 “파업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대체 운송수단 확보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화물연대가 시멘트 생산공장 정문과 후문을 봉쇄하면서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출입을 통제해 울산지역 내 레미콘업체들도 비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울산지역 내 15개가량 레미콘업체들이 시멘트 재고를 거의 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7일부터 시멘트 반입이 중단됐다. 오늘부터 출하량을 조금씩 줄이면 9일까지는 재고분으로 조업 가능하다. 하지만 10일부터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 현장도 비상이다. 지금 당장 레미콘 등 자재 수급에 큰 문제는 없지만, 9일부터 일부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는 레미콘 공급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 현장에서도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곧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