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권력 교체에 ‘부울경 메가시티’ 중대기로

2022-06-10     김두수 기자
6·1 지방선거결과, 울산·부산·경남 등 동남권 3개 시도지사가 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면 교체되면서 역점 사업들이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선택을 받은 단체장이 주도적으로 살림을 꾸려갈 수 있다는 점, 동시에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과 사업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은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지방자치제도의 양면이다.

당선인의 철학과 정책, 자기 색깔을 입히고 싶은 의욕, 소속 정당의 정강 등에 따라 전임 단체장들이 역점을 둔 상당수 사업이나 정책은 전면 철회, 원점 재검토, 속도 조절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로에 선 동남권 메가시티

부울경 메가시티는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초광역 경제권’ 육성을 목표로 추진한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메가시티의 첫걸음으로 평가받는 국내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부울경 특별연합’이 내년 출범을 앞두는 등 성과도 냈다.

그러나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이 사업에 참여한 박형준 부산시장과는 달리,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은 메가시티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메가시티는 울산 경제가 대도시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주·포항 등과의 동맹을 강화한 후 경쟁력을 갖추는 게 먼저”라고 했다.

박 당선인 역시 “경남은 도시 기능이 집중된 부산·울산과는 여건이 다르며, 새로 구성되는 도내 지자체들과 협의해 서부경남 등에 대한 발전 전략도 반영시키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 지속 여부가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오는 7월1일 민선 8기체제 시도지사가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공식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내달초께 주재하는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교통정리’가 이뤄지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타시도 중요사업도 큰 변수

문재인 정부에서 강력 추진해온 한반도 프로세스와 관련된 남북교류 사업도 변수다.

민주당 최문순 강원지사가 역점을 두어 추진해왔던 남북교류 사업은 국민의힘 김진태 당선인이 다음 달 취임하면서 추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는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를 추진해왔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에다 보수 성향의 김 당선인이 도정을 맡게 됨에 따라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김 당선인이 최 지사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남북 관련 사업은 사실상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충북도에선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재검토 목록에 오르게 됐다.

도는 무예 정신의 가치 확산과 국제친선·세계평화 기여를 위해 2016년 8월 사단법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만들어 청주에 본부를 뒀고, 2016년(청주)과 2019년(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열었다.

이 사업은 3선 연임 중인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 주도로 치러졌다. 그러나 재정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도가 WMC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세계무예마스터십 존폐론이 선거 쟁점이 됐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