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사흘째…곳곳 운송 차질

2022-06-10     차형석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운송 차질에 따른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거나 주요 항만과 물류 거점에서도 운송이 멈추는 등 곳곳에 신음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화물차량들은 경찰의 호위를 받아 운행에 나섰다.



◇현대차 이틀째 생산라인 가동·중단 반복

화물연대 울산본부는 이날도 오전 8시부터 울산신항과 남구 석유화학단지 정문 등 6곳, 현대차 출입문 등지에서 800여명(경찰 추산)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이어갔다.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조합원 차량이 운송 거부로 생산차질이 이틀째 빚어졌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일부 생산라인이 8일에 이어 9일에도 가동과 중단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지난 8일 오후 2시부터 울산공장 납품 거부에 들어갔고, 당일 오후 4시부터 생산라인 가동 차질을 현실화했다.

울산공장과 관련해 납품, 완성차 이송 등을 담당하는 화물연대 조합원은 1000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정확한 생산차질 대수는 파악하지 않고 있으나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울산지역 레미콘업계도 시멘트 재고분이 거의 소진돼 10일부터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곳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운송 멈춘 주요 항만·물류 거점 비상

주요 항만과 물류 거점에서도 운송이 멈추면서 장치율이 높아지는 등 차질이 빚어지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총파업의 영향으로 울산 수출입관문인 울산항의 컨테이너 입항 및 출하가 3일째 중단됐다. 울산항에서 하루에 입항 및 출하되는 컨테이너는 약 1500TEU 규모다.

우리나라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의 하루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 8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 기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162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지난 5월 동시간대 반출입량의 30% 수준에 그쳤다.

울산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했기에 이번주 물량의 경우에는 사전에 미리 반입, 반출이 이뤄졌다. 그러나 화물연대의 파업이 다음주까지 지속될 경우에는 물동량에 당장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울산경찰, 화물차량 에스코트 실시

울산경찰청은 화물연대 파업 관련, 물류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에 불안을 느낀 화물차 운전자 요청에 따라 총 5차례에 걸쳐 화물차량 9대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에스코트(차량 호위)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8일 오전 10시께 화물연대 집회 참석자들이 길을 막고 차량을 세운다는 112신고를 접수, 순찰차 2대가 출동해 화물차량 2대를 약 2㎞ 구간 에스코트했다. 오후 6시께도 에스코트 요청 112신고를 접수하고 순찰차 2대 및 경찰 오토바이 3대를 이용해 화물차량 4대를 약 4㎞ 구간에 걸쳐 에스코트했다.

한편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울산시청 앞에서 화물연대의 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노동자들의 안전과 일상이 시민의 안전과 일상으로 직결된다”며 “정부는 무관용 강경대응으로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화물노동자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차형석·권지혜·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