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건설현장 레미콘 타설 중단 ‘셧다운’ 위기
2022-06-14 석현주 기자
시멘트 출하가 일주일째 중단되면서 아파트 등 건축물 골조공사에 필수인 레미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철근 등 주요 자재 입고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공사 현장이 ‘올스톱’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13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국 시멘트 생산공장의 시멘트 출하 중단이 이날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출하량도 평소 대비 5~10% 정도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최근 원자잿값 급등으로 시멘트 수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생산마저 중단할 경우 시멘트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건설현장 등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 수급이 막히면서 울산지역 레미콘 공장 가동 중단도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내 15개 레미콘업체 중 이미 3곳은 가동이 중단됐고, 12곳도 보유 재고량이 거의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현재 재고를 보유한 업체라도 평소 하루치 출하량(700~800루베) 정도에 그친다.
이번 파업으로 출하가 중단되면서 울산지역 레미콘 업계는 하루 평균 13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중단되지 않는 한 시멘트 공급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음주까지 파업이 이어진다면 건설현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멘트 출하가 막히고,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자 울산지역 건설현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곳들이 속출하면서 골조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의 경우 공사 중단 위기에 처했다.
건설업계는 레미콘 타설 대신 최대한 마감이나 후속 공정 준비 등 대체 공정으로 돌려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초기 골조 공사 단계의 현장들은 대체 작업조차 할 것이 없어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울산 중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평소 레미콘 차량 수십대가 줄지어 오갔지만, 이날 레미콘 차량은 단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건설현장은 돌아가고 있지만, 한산한 분위기다.
A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9일 마지막으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했고, 이후 레미콘 차량은 사라졌다. 보통 레미콘 차량이 하루 평균 80여회 현장을 오가며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한다. 80여회 모두 한 개 레미콘 업체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은 시멘트 물량 부족으로 6개 업체에서 물량을 받아 작업했다”고 말했다.
철근의 경우 시멘트보다는 비축 재고량이 넉넉하지만, 정상적으로 공급되는 상황은 아니다. 이처럼 건설자재가 부족해지자, 일감도 급감했고 현장 근로자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A건설사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120~130명가량 인력이 근무를 했지만, 오늘은 70명정도 나와서 일을 하고 있다. 미리 확보해둔 철근 등을 통해 철근 배근이나 거푸집 설치 등 대체 공정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일주일 정도도 버티기 힘들다.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다음주엔 ‘셧다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B건설사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행히 이곳은 콘크리트 물량을 확보해 14일 콘크리트 타설에 들어간다고 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내일 지하 콘크리트 타설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그 다음 작업 물량 확보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늦어도 금주 중으로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