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비중(39.4%) 역대 최다…거래 10건중 4건 월세
올해 울산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임대차 계약 10건 중 4건이 월세 계약이었다. 특히 고강도 대출 규제에다 금리 인상 압박까지 강해지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울산에서 100만원 이상 월세를 내는 가구도 작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13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 울산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228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1~5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2000건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종전 최다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거래량(1898건)보다도 이미 20.6% 많은 수준이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되기 때문에 올해 5월까지의 월세 낀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울산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낀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35.6%에서 39.4%로 치솟으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월세 비중 27.2%에 불과했으나, 2016년 집값 상승과 함께 37.7%까지 치솟았다. 이후 월세 비중 줄어드는가 싶더니 2020년 7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월세비중이 또 다시 높아졌다.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는 올해 월세 전환 시계가 더욱 빨라지며 지난해 거래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새 임대차법에 더해 고강도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까지 뒤따르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원하는 세입자도 점점 늘고 있다.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진 데다 대출 이자마저 비싸지다 보니 차라리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특히 이는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과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부담을 월세로 충당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임대차 시장의 중심축이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가는 구조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완화되면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울산에서 보증금을 제외하고 월세만 100만원 이상인 계약이 역대 최다인 202건으로 집계됐다. 1~5월 기준 순수월세 100만원 이상 계약 건수는 2020년 15건에서 2021년 70건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202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울산 중구지역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1~2년 전과 비교해서 전셋값이 크게 올랐고, 여기에다 금리까지 계속 높아지다 보니, 월세를 찾는 수요도 늘었다. 예전에도 당장 목돈이 필요하지 않은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했지만, 세입자들이 월세를 찾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라면서 “연말 기준금리가 연 2% 중반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월세 선호 현상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