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2022 제12기 BCS 13강]알아 두면 쓸 데 있는 의료 관련 이야기 - 권순찬 울산대병원 권역심뇌혈관센터장

2022-06-15     서정혜 기자

스크린에 지난 2020년 1월부터 2년6개월여간 의료진과 시민들이 코로나와 벌인 사투가 오롯이 담긴 사진들이 비쳤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 음압병동 등 격리시설과 PCR 검사를 받는 선별진료소 등 처음에는 생경하고 낯선 모습들이었지만, 일상을 파고든 코로나와 함께 익숙한 모습이 되어갔다.

지난 13일 울산 남구 CK아트홀에서 열린 제12기 BCS 13번째 강의를 맡은 권순찬 울산대병원 권역심뇌혈관센터장이 ‘알아 두면 쓸 데 있는 의료 관련 이야기’를 주제로 열띤 강의를 펼쳤다.

서두에서 권 센터장은 “노인에게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을 질문하면 대부분 너무 걱정하면서 살지 말 걸 그랬다고 한다고 한다. 걱정하는 일 대부분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고, 일어 나더라도 결과는 안 달라진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살자. 또 나도 모르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코로나 시기 우리나라가 워킹스루 진료소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고 강조하면서, 울산대병원도 감염병 전용 중환자실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고, 응급실에서부터 확진자의 별도의 동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생활치료센터와 관련해 선구자적 역할을 하면서 많은 시스템을 타 병원에 전파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덧붙였다.

권 센터장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모아 리더로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다. 대한민국의 의료 자생력·경쟁력은 높은 편이다. 의료서비스는 1위지만 의료산업은 꼴찌 수준이다, 의사의 97%가 의료서비스에 쏠려있고, 3%만이 연구·산업으로 진출한다.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의사의 백그라운드로 연구하는 의사가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의 똑똑한 수재들은 모두 의대로 가야 하냐’는 물음표를 던진 권 센터장은 “지역의 의료 현황과 관련해 울산에는 젊은 의사들이 없다. 인구 10만명당 전문의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울산에 젊은 의사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심뇌혈관질환 사망률 전국 최고 울산의 현실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권 센터장은 “울산은 당뇨·고혈압 등 기저질환의 적절한 치료 비율이 낮고, 흡연율·고위험 음주율이 타지역 대비 월등하게 높아 심뇌혈관 질환 사망률이 높다”면서 “119 이용률도 특광역시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심뇌혈관질환은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한 만큼 급성기 질환 발생시 119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