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일부 대나무 개화 후 고사…관리 강화 필요
2022-06-15 정혜윤 기자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은 14일 태화강 국가정원을 비롯한 울산지역내 대나무가 심겨진 곳에서 왕대나무와 구갑죽에 꽃이 피고 일부가 말라 죽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태화강 삼호대숲과 울주군 두동면 대곡댐 주변, 웅촌면 회야댐 주변, 두서면 미호마을 등의 왕대나무에서는 수년전부터 꽃이 피다 최근 고사했고, 태화강 국가정원 대나무생태원의 구갑죽도 꽃이 핀 이후 올들어 베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꽃이 필뿐만 아니라 대나무도깨비집병, 대나무깜부기병, 잎무늬나방에 의한 죽순 고사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정우규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이사장은 “왕대나무에 꽃이 피는 것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귀하게 여기기도 하지만 이후 대숲 전체가 말라 죽기 일수여서 일반적으로 ‘대나무 개화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태화강 국가정원 대나무생태원의 구갑죽에서 꽃이 핀 것은 국내 최초의 예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대나무는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대나무 군락에 있는 대나무들은 유전적으로 같은 한 어미그루에서 자라나온 땅속 줄기로 연결돼, 한 그루에서 꽃이 피기 시작하면 기존에 자라고 있던 지상부 일대와 땅속으로 뻗은 줄기와 뿌리가 완전히 죽게 된다고 습지환경보전연합은 설명했다.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은 대나무 숲을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태화강 국가정원 내 대나무에 꽃이 피는 것은 문제이고, 꽃이 피기 전과 같은 상태로 대나무 숲이 회복되는데는 10여년 이상 걸린다며 특별한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는 현재 태화강 내 대나무 개화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개화한 구역이 넓지 않아서 전문가들과 함께 뿌리를 제거했고 십리대숲 내 건강한 대나무 종을 옮겨와 심었다”며 “대나무생태원은 약 63종의 다양한 대나무 종들을 보여주는 곳으로 일대가 한 뿌리로 묶여있지 않아 크게 퍼져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는 태화강 십리대숲 포함 태화강 일대에서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대나무 개화 확인을 위한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