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일제히 금리 인상…영끌족 ‘이자 폭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잔액 등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면서 국내 대출금리의 가파른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연 7%를 넘어선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내에 연 8%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4월(1.84%)보다 0.14%p 오른 1.98%로 집계됐다. 넉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2019년 1월 1.99%를 기록한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1.68%,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1.31%로 전월보다 각각 0.10%p, 0.09%p씩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통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코픽스도 같이 오른다. 코픽스가 오르면 그만큼 조달비용이 비싸졌다는 뜻으로 주담대와 신용대출금리 등도 움직인다.
코픽스 상승에 따라 은행들도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16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3.69~5.632%로 적용키로 했다. 하루 전인 15일에는 3.55~5.509%였다.
은행별로느 우리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4.14~5.12%에서 4.28~5.26%로 올렸다. 대표적인 상품인 ‘우리아파트론’ 금리는 연 5.40~7.10%를 기록해 상단 금리가 7%대에 진입했다. 농협은행도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3.63~4.63%로 인상했다. 국민은행 역시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3.69~5.19%로,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3.40~4.60%로 인상했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서 ‘영끌·빚투족’들의 시름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예를들어 20년 만기 연 4.0% 변동금리형 상품으로 3억원을 대출할 경우, 금리가 1.0%p 오르면 상환액은 월 182만원에서 198만원으로 증가한다. 연간 192만원의 이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당분간 코픽스 오름세가 이어져 주담대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엔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6.0%, 고정금리는 연 8.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높은 물가상승률에 미국의 고강도 긴축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대출금리가 더 오를 수밖에 없어 연내 주담대 금리가 8%대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