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여파 울산 주택시장 ‘거래가뭄’

2022-06-20     석현주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울산지역 주택시장 ‘거래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한선이 7%대로 치솟으면서 실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낮아져 거래절벽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8로 지난주(88.1)보다 0.3p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매수)와 공급(매도)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이 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3월 대선 이후 상승세를 타며 회복세를 보이던 매매수급지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이후 꺾이기 시작해 이번주까지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시장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울산 북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 글로벌 국가들의 금리 인상과 금융시장 불안 소식이 전해지자 싼 매물을 기다리던 매수 대기자들마저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정책 변화를 주시하던 수요자들도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에 아파트 매수를 주저하는 상황이 되자, 정부는 지난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오는 3분기부터 생애최초 LTV 상한을 지역·집값·소득에 상관없이 80%(종전 60~70%)로 완화하고, 대출한도는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대출규제 완화 방안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희소식이었으나, 연일 치솟는 금리 탓에 주택 매수 시점을 놓고 무주택자들의 고민은 한층 깊어지게 됐다.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이번에 최대로 허용한 대출한도 6억원을 30년 만기(원리금균등분할)로 빌리더라도, 연 7% 금리가 적용되면 월이자만 약 350만원에 달하고 원금을 합쳐 매월 399만원을 은행에 갚아야 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4790만원으로, 웬만한 직장인 연봉 수준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처럼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보장이 있으면 무리해서라도 빚 부담을 감당하겠으나, 이자가 상당하고 집값도 흔들려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앞으로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금리가 계속 더 오르면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