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30억 들인 ‘AR·VR 체험존’ 3년만에 철거
울산 동구가 약 30억원을 들여 조성한 ‘대왕암공원 AR 및 울산대교전망대 VR 콘텐츠 체험존’이 이용객들의 외면으로 철거되거나 운영 중단돼 예산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동구는 지난 2019년 AR·VR 체험관광 트랜드에 맞춰 국·시·구비 20억원을 들여 대왕암공원 AR을, 10억원의 사업비로 울산대교전망대 VR을 조성했다.
그러나 현재 대왕암공원 AR 사업 △통합 AR콘텐츠 △모바일 기반 AR콘텐츠 △실내용 AR콘텐츠 △실외용 AR콘텐츠 등 4개 중 2개가 운영 중단 및 철거됐고, 나머지 2개도 이용이 지지부진하다.
‘흩어진 만파식적을 찾아서’라는 테마로 대왕암공원, 슬도, 일산해수욕장, 울산대교 등에 설치된 실외형 AR 체험부스 4대는 고장이 잦고 관광객의 외면 속 방치되다 결국 지난달 전면 철거됐다. 철거된 4개 부스는 설치를 진행했던 한국정보산업진흥원으로 이전됐다.
지난 2019년 설치 후 신종코로나로 인한 운영중단 기간을 제외하면 운영기간은 약 8개월에 불과했다.
실내용 AR콘텐츠 사업으로 소리체험관에 설치된 VR·AR존도 현재 운영 중단 상태로, 소리체험관 재구조화 공사 진행과정에서 철거 여부를 검토 중이다.
10억원을 들인 울산대교전망대 내 1층 VR 체험존은 프로그램 한계와 신종코로나 사태로 3년 동안 누적 방문객이 4만2000명에 불과하며, 통합, 모바일 기반 AR 콘텐츠 등은 잦은 시스템 오류로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에 동구가 관광객을 유인하고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도모를 위해 준비했던 사업 대부분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충분한 인프라 고려 없이 진행된 사업이 결국 예산 낭비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준공 후 곧바로 코로나19 사태로 이용이 제한됐으며, AR이 관광트랜드와 멀어지고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해 다른 관광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현재 동구는 소리체험관 활성화를 위해 소리체험관 운영 및 리모델링 방안 컨설팅 용역은 끝났으며,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재구조화 공사 계약 체결만을 남겨두고 있어 소리체험관에 설치된 VR·AR존의 존폐여부가 결정된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