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옥교동 ‘골목안 공원’ 적정성 논란
13억여원을 들여 울산 중구 옥교동 일원 골목 안에 조성된 공원이 찾는 시민이 드물어 방치되다시피하고 있다.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지만 실용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나 계획없이 추진돼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오후 2시에 찾은 옥교동 190 일원에 위치한 공원은 텅 비어있었다. 이 공원은 중앙길 한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는데 건물들에 둘러싸여 도로와 인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약 357㎡의 소규모 공원에는 중앙에 작은 화단, 야외무대와 벤치, 울산 큰애기동상이 전부다.
인근 거주민들도 대부분 공원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
김모(55)씨는 “근처에 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다니는데 사람이 앉아있거나 이용하는걸 본 적이 없다”며 “골목 사이 이렇게 외진 곳에 뜬금없이 공원이 생겨나 주민들도 다들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이 공원의 정식 명칭은 ‘창업융합 도심형문화공원’이다.
지난 2016년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인 ‘울산, 중구로다’가 시작되며 그 일환으로 ‘창업융합 도심형문화공간 조성사업’이 진행됐다.
사업 공모 당시 공원을 조성할 특정 위치는 선정되지 않았으며, 공모 선정 후 중구는 중앙동 토지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부지 매도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찾았지만 토지보상비 의견 차로 사업대상지를 확정짓지 못했다.
그러던 지난 2020년 매도 의사가 있는 토지소유자가 나타나 폐가가 있던 부지를 감정평가 금액으로 매입했다. 이후 지난해 2월 사업부지의 폐가를 철거한 뒤 9월 착공, 11월 준공해 ‘창업융합 도심형문화공원’이 조성된 것이다.
토지보상비를 포함해 해당 공원을 조성하는데 들어간 예산은 약 13억3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창업융합 도심형문화공원은 현재 중구가 관리하는 공원 대장에도 포함돼있지 않으며 야외무대가 있지만 명칭 뿐이다.
시민들의 반응도 미온적이다. 그늘막도 없어 동네 주민들이 나와 앉아있지도 못하며 바로 옆에 위치한 커피숍을 이용하는 손님들만 일부 이용하고 있어 사유물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도 크다.
창업융합 도심형문화공원에서 문화 전시나 명칭에 맞는 행사가 진행된 사례도 없다.
중구 관계자는 “공원 준공 후 신종코로나로 문화활동이 축소돼 공원에서 행사가 진행된 적은 없다”며 “공원이라기보다는 작은 쉼터 개념으로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개방 상태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