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으로 전락한 스마트 그늘막

2022-06-22     강민형 기자
지난 20일 오전 9시께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앞에 설치된 스마트 그늘막. 기온이 29℃에 육박했지만 스마트 그늘막은 펴지지 않았다. 때문에 시민들은 횡단보도 근처 나무 그늘 아래 피해 있거나 스마트 그늘막 옆에서 양산을 켠 채 신호를 기다렸다.

스마트 그늘막을 작동시키려고 기웃거리는 시민도 여럿 있었다.

김모(25·남구)씨는 “자주 오가는 길이지만 그늘막이 펴진 걸 본 적이 없다. 체감 온도가 훨씬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진작 펴졌어야 하는데 펴지지 않아 수동인 줄 알고 찾아봤다”면서 “제조업체에도 문의했지만 ‘자외선 지수가 낮아 그럴 것이다. 관리 인력을 보내 확인 후 작동토록 하겠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다.

울산에는 모두 24곳의 스마트 그늘막이 있다. 중구 4곳, 남구 3곳, 동구 3곳, 북구 10곳, 울주군 4곳다.

스마트 그늘막은 태양광으로 전원이 자동으로 공급되며 기온 15℃ 이상, 풍속 7m/s 이하인 경우 자동으로 펼쳐진다.

앱을 통해 모니터링이 가능해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시설물 설치 업체가 수시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관할 당국은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그늘막이 작동하지 않거나 오작동이 발생하는 등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 그늘막은 대체로 폭염대책기간(5월20~9월30일)에 운영되고 9월 이후 시설물 점검 후 운영이 중단된다.

때문에 수동 개폐형 그늘막과 달리 스마트 그늘막은 운영 기간 외는 마땅한 활용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1곳당 800만~95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스마트 그늘막의 활용도를 높이는 등의 방안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

관할 당국은 “원격으로 수동 조작이 가능하니 시민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수시로 확인해보겠다”면서 “운영기간 외의 활용방안은 논의된 게 없지만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민형 수습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