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친윤 밀착…복잡해지는 국힘 내홍
2022-06-28 김두수 기자
27일 여권에 따르면 윤리위 징계 심의로 거취 논란에 휩싸인 이준석 대표와 대선 이후 당내 신주류로 자리잡은 친윤계 의원들이 전선의 주축을 형성한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이 또 다른 변수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혁신위 구성 문제 등으로 친윤계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는 사이에 안 의원은 친윤계와 밀월관계 구축에 나선 형국이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하 혁신포럼)에 참석했다.
혁신포럼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부터 대표를 맡고 있는 당내 의원모임이다. 마찬가지로 윤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윤한홍 이철규 배현진 의원 등 당내 친윤계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
대선 이후 장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를 주축으로 발족을 준비했던 또 다른 의원모임 ‘민들레’가 당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 속에 재정비에 들어가면서 현재로서는 당내 최대 규모의 친윤계 모임이 된 셈이다.
안 의원의 이날 혁신포럼 참석을 두고 차기 당권을 위해 친윤계와 주파수를 맞추며 당내 기반 넓히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이날 행사장에서도 장 의원과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다선 중진 윤핵관이자 직전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 등과 나란히 1열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장 의원의 즉석 요청에 따라 권 원내대표·정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축사를 했다. 스킨십 확대를 꾀하는 안 의원을 향해 친윤계가 나름대로 예우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해석을 불렀다.
포럼 대표인 장 의원의 인사말이나 세 사람의 축사는 대체로 강연자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들이 연달아 연단에 오르며 원팀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석이 당내에서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나아가 “장 의원께선 저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지만 그걸 떠나서 항상 당의 변화와 혁신, 보수의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애써왔다”며 치켜세웠다. 앞서 장 의원의 민들레 참여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번 행사에선 권 원내대표를 필두로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박형수·양금희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가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포럼 후 취재진이 앞서 이 대표가 SNS에서 언급했던 ‘간장 한사발’이 장·안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에 대해 묻자 장 의원은 “난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며 반응을 삼갔다.
안 의원 역시 “한국말인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속이 타나 보죠”라고 웃으며 비꼬았다.
이런 가운데 당 혁신위원회(위원장 최재형)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본격 가동에 나서면서 ‘이준석 대 친윤’ 전선에 냉기를 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