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장, “해오름동맹(경주·포항 등), 메가시티 추진 검토”
2022-07-06 이춘봉
-8년 전 남구청장직을 끝으로 공백기를 보냈다. 그동안 시장직 도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고 그 시간이 어떤 도움이 됐나.
“8년간 남구청장에 재임하고 2014년 울산시장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국회의원에도 도전했지만 역시 낙선했다. 의욕만 앞섰을 뿐 시민들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때론 상심도 컸지만, 오히려 많은 것을 얻게 해 준 시간이었다. 대학 강의를 통해 청년들을 만나고, 일반인의 한 사람으로 시민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며 많은 것을 듣고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밖에 있으면서 평소 볼 수 없고, 생각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직시하고, 평가하고, 실력을 쌓을 수 있게 됐다.”
-대표 공약인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구체적인 해법은.
“개발제한구역은 해제하기가 매우 어렵다.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려면 환경 평가등급이 3~5등급이라야 가능하지만 울산은 3~5등급이 20% 밖에 되지 않는다. 현 규정대로라면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불가능하다. 우선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보전 가치가 높은 곳은 확실하게 보전하고, 보전 가치가 낮은 곳은 과감하게 해제하겠다. 울산의 어려움을 호소해 정부를 설득하겠다. 관련 지침을 광의적으로 잘만 해석하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수 있다.”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 회복을 위한 계획은.
“울산은 새로운 산업에 힘을 과하게 쏟으면서 뚜렷한 성과도 얻지 못한 채 제조산업의 침체만 길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산업 육성 전략을 바꿔야 한다. 울산이 잘하는 것은 더욱 잘하게 만들고, 부족한 것은 하나하나 채워가는 것이 산업도시 울산의 위상을 되찾는 방법이다. 울산은 3대 주력산업이라는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침체된 주력산업부터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 ICT, 인공지능 등 4차 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울산 미래에 꼭 필요하다. 우위에 있는 전기와 수소 에너지 산업을 잘 육성하고, 자동차, 기계 등 모빌리티 산업도 성장시켜 미래산업에도 대비하겠다.”
-사연댐 수문 설치에 반대입장을 밝혔는데, 대체 수원 확보와 반구대암각화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해법은.
“반구대암각화 보존은 울산이 문화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울산 시민들의 맑은 물 먹을 권리 담보다. 운문댐 물공급과 관련해 대구, 경북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 운문댐 공급량이 정해지지 않은 것도 울산 입장에서는 심각하다. 반구대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켜 선사문화 생태지역으로 복원하고, 울산 시민들의 식수 문제도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사연댐을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 식수 해결 방식은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울산 시민들의 맑은 물 먹을 권리를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재협의해 나가겠다.”
-부울경 특별연합에 대한 생각은.
“부울경 특별연합은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지금의 추진 방식은 울산에 이득이 없고 부산에 끌려갈 우려가 크다. 울산 이익으로 특별연합 행정청을 유치하자고 하는데 28조원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12조원의 경남 진해 신항 건설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부산, 경남에 비견될 만한 사회기반시설이나 서비스 산업을 유치하거나, 경주, 포항을 포함한 해오름동맹을 메가시티로 추진하는 것이 울산에 유리할 수 있다. 신중히 검토해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 추진하겠다.”
-노사 문제와 관련한 철학은.
“기업이 활발하게 돌아가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임금도 올라간다.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 강성 노동으로 이익이 줄면 회사를 옮길 수밖에 없다. 강성 노동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으면 기업이 투자를 꺼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익에 매몰되면 전부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노사가 함께 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찾겠다. 노사도 사회적 의무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노동 도시로서의 자부심에 걸맞게 새로운 노사 관계를 세울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지금 울산은 많이 어렵다. 매년 인구는 감소하고 청년들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자칫 광역시 존립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일 잘할 준비가 돼 있다. 산업을 혁신시키고, 생활환경도 개선할 많은 비책을 갖고 있다. 그동안 포기한 숙원 사업도 해결할 자신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울산 공약으로 15대 과제를 발표했고, 저는 100대 과제를 약속했다. 전부 해결하려면 시민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가 공업단지로 지정된 지 60년이 지났다. 앞으로 새로운 60년을 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께서 도와달라. 일 잘해 보겠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