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성공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대한민국 공교육의 표준 만들 것”
2022-07-07 차형석 기자
-울산 첫 진보 재선교육감이 됐는데 소감과 연임에 성공한 요인은.
“지난 4년간 울산교육을 경험한 학부모들, 교직원들과 또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까지 지지를 해주었다. 그분들의 지지가 시민들에게 확산으로 이어져 재선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4년간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부패와의 단절로 ‘노옥희는 깨끗하다’는 이미지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본다. 울산 시민들의 재신임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울산교육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공교육의 표준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복안은.
“울산을 공교육의 표준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다른 교육청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해 가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취임 후 최초로 불리는 사업을 많이 펼쳤다. 초등학생 1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추었고, 교육재난금지원금이란 이름조차 없을 때 교육재난금지원금 조례로 제정해 3차례나 지급한 것도 울산교육청이 처음이었다. 포괄적 성교육 등 여러 사업들도 곧 좋은 정책으로 평가받고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은 전체 247개 학교가 있어 학교 수가 많은 서울과 경기에 비해 새로운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확산하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교육지원청도 2개가 있고 적당한 규모라 피드백도 용이해 파급하기 쉬운 장점을 갖췄다고 본다. 울산교육이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와 다른 교육청으로 확산해 울산교육이 공교육의 표준을 만드는 교육청이 되도록 하겠다.”
-김두겸 시정부, 또 시의회와의 관계가 중요해졌는데.
“학생들은 ‘교복 입은 시민’이고 울산의 미래다. 당연히 교육 문제도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출발을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교육청의 사립유치원 무상교육과 학교 돌봄 사업, 방과후학교 사업이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모두가 현재 울산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출산율 저하, 일자리 감소와 청년층 인구 유출 등의 문제해결과 연결돼 있다. 또 부울경특별연합 출범에 발맞춰 교육청 간 교육협력 사업을 추진해 부울경 지역 학생 체험기관을 공유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현장체험학습, 수학여행 등 다양한 학생체험공간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유할 계획이다.”
-교사 폭행사건이 발생했는데, 재발방지 및 교권 보호대책은.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학교 규칙 등 학생, 교사, 학부모공동체 스스로 존중의 약속을 만들어 실천하도록 노력하고 학교폭력의 사안이 발생했을 때 서로의 이해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관계 회복을 통해 서로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학교 폭력이나 교권 침해 등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학교의 주인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를 이끌어갈 사람들이 열정을 갖고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 교장이나 교육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의 존치를 시사했는데.
“무리한 입시경쟁과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고교 서열화 막기 등 정책 배경을 무시하고 정권이 바뀐다 해서 완전히 되돌린다는 것은 교육의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는 처사다. 자사고, 외고 존치는 공부 잘하는 학생을 따로 공부시키겠다는 논리밖에 없다. 다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미 약속된 부분은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비정규직 단협체결에 따른 재정부담 등 우려 목소리도 있는데.
“우리 학생들이 노동이 존중받는 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당장 학교에서 매일 마주하는 이들의 처우개선과 신분 보장, 나아가 노동 존중의 학교문화 조성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성보호 보장, 각종 휴가 및 병가 등의 확대로 일과 삶이 균형 잡힌 직장생활이 될 수 있도록 근무 여건을 개선해 상생적이고 협력적인 노사문화 정착에 큰 틀이 마련됐다.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가지 갈등이 표출될 수는 있지만, 학교 구성원 모두가 교육 활동의 동반자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4년간 추진할 역점 사업이나 정책은.
“지난 4년간은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일깨우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앞으로 튼튼한 보편적 복지 기반 위에 교육을 포함한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돕는 촘촘한 맞춤형 복지를 펼칠 것이다. 앞으로의 배움은 문제해결력을 높여주는 과정이 되어야 하고 배움은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교육 역량을 학교가 책임지고 제공해 주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