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룰 ‘친명계’ 완승, 이재명 등판 시점에 쏠린 눈

2022-07-08     이형중
계파전 양상으로 치닫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룰 싸움이 친명(친이재명)계의 완승으로 끝나면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프레임이 더 굳히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룰 세팅을 둘러싼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이제 안팎의 시선은 이재명 상임고문의 등판 시점에 쏠리는 가운데 친명계에서는 당내 일각의 ‘최고위원 권한 강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의사 결정을 할 때 당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협의가 아닌 합의를 하도록 강제하는 규정 등이 명문화할 경우 당권이 유명무실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럴 경우 차기 당 대표의 2024년 총선 공천권 역시 흔들릴 수 있다고 친명계는 보고 있다.

이 고문 측 핵심 관계자는 7일 “전대 룰이 어떻게 정해지든 대세에는 어차피 큰 영향이 없었다”며 “핵심은 최고위 권한 문제다. 이 문제가 확실히 매듭지어져야 이 고문의 최종 결단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대표 권한 약화안’에 대해 선을 긋기는 했으나 실제 논의 방향이 어떻게 흐를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준위는 8일 마지막 회의 때 이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전준위와 비대위에서 최고위 권한 강화가 무위로 돌아가더라도 이 고문의 출마 시점은 후보 등록일(17~18일)이 임박해서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인사는 “출마 선언을 하면 그 순간부터 다른 경쟁자들이 나란히 네거티브 공격을 할 게 뻔하다”며 “노출 시간을 줄이는 게 오히려 낫다”고 했다.

비이재명계로선 마지막 반격을 꾀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최고위 권한 강화’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 고문의 당권행을 저지할 수 있는 ‘뾰족수’가 없는 상태에서 그나마 당 대표 권한을 다소 약화하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고위원에 친문(친문재인)을 비롯한 비이재명계 인사를 많이 진출시킬 경우 차기 총선 공천권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그림이다.

비이재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 룰 확정과 관련, “결국 친명 패권이 입증됐다”고 한마디로 평가했다.

다만 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지도체제를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유지키로 한 만큼 최고위원 권한 강화는 결국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한 의원은 “(전대 룰이 확정된) 어제부로 어대명이 더 어대명 된 거 아니냐. 사실상 게임 오버”라며 “단일성 지도체제에서 최고위 권한 강화는 모순이다. 이제 우리로선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김두수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