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 휴양소 설치 요청…기업들 ‘난색’
울산 울주군이 지역 기업들에게 진하해수욕장 내 하계휴양소 설치를 요청하고 나섰으나 기업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이미 하계휴양소를 계약했거나 운영하고 있는 등 시기적으로 늦은데다 최근에는 바다 보다는 산과 계곡 등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8일 온산공단 내 S-OIL과 LS니꼬동제련 등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한수원 새울원전본부 등에 진하해수욕장 내 기업체 하계휴양소 설치를 요청했다. 진하해수욕장이 3년 만에 ‘노 마스크’로 개장을 하고 편의시설 및 주차장 등 각종 인프라를 대거 보강하면서 올해 방문객이 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체 하계휴양소 설치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진하해수욕장 및 서생지역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군은 이를 위해 해당 기업체에 직접 방문하거나 또 전화를 통해 의사를 타진했다. 군은 기업체가 하계휴양소를 설치하게 되면 공유수면 내 몽골텐트와 평상 설치 등 일부 편의시설 제공까지 해주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계휴양소 설치에 응하거나 올해 설치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기업체는 한 곳도 없다.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하계휴양소를 계약했거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체 하계휴양소는 노사가 직원들의 만족도와 선호도 조사 등을 거쳐 상반기 중으로 계약해 설치한다. 만족도 등에 따라 재계약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바뀔 수 있다.
지역 대기업 관계자는 “한달 정도만이라도 빨리 제안이 왔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었는데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체 직원들이 바다 보다는 산과 계곡 등을 선호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온산공단 지역 기업들의 하계휴양소 설치 현황을 보면 S-OIL이 울주군 언양읍 영남알프스와 경북 경주의 계곡 등에, LS니꼬동제련은 경북 청도군 계곡에, 고려아연은 울주군 상북면 작천정에, 한국제지는 울주군 서생면 솔개해변 등에 하계휴양소 설치를 계약했거나 운영하고 있는 등 대부분이 산과 계곡 쪽에 설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올해는 하계휴양소 설치 요청이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중소기업협의회나 온산공단총무부장협의회 등을 통해 요청을 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많은 기업체들이 설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