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에너지 정책의 변화

2022-07-13     경상일보

제 때 찾아온 장마철인데도 참으로 어색하기만 하다. 거기에 한달 빨리 온 6월 폭염과 열대야는 장마와 함께 있다. 빨리 찾아온 폭염과 열대야는 118년만의 6월 열대야라고 한다.

최근, 이탈리아 돌로미티 산맥의 최고봉 마르몰라다(3343m)의 만년설 중 큰 빙하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등반객 6명이 사망하고, 십수여명이 실종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유럽 곳곳에서 최근 한달 간 긴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린란드에서 아이스 코아(Ice core)를 채취해 지난 350년간 진행된 빙하 해방 속도를 추적해 본 결과 앞으로 지구온도 0.5℃ 더 올라가면(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이하로 제한 하지 않을 경우) 빙하가 모두 녹아내려 해수면 상승 뿐만 아니라 해수온도 상승으로 지구 전체의 기상이변으로 이어지는 환경재난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더불어 세계의 곡창지역과 풍부한 자원 및 천연가스 자원을 가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중이다. 덕분에 식량문제와 에너지 파동 그리고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량과 에너지를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나라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2050년까지 탄소제로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으나, UN환경보전협의회의 중간평가에 의하면 목표달성 가능성이 낮은 나라로 분류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선진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가들의 에너지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공급을 받던 유럽국가들은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원자력발전 강국인 프랑스는 대체 에너지원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시키려 하고 있고 독일은 2030년까지 석탄과 화력 발전을 완전 퇴출시킨다고 하였다가, 지난달 석탄화력발전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독일과 같은 에너지 해결 방안을 택하겠다고 한다. 미국은 이달 초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위한 정책을 발표한 바 있고, 지난해 전력난을 겪은 바 있는 중국은 최근 3배로 뛴 석탄 가격으로 인해 5억t 가량 매장된 탄광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모든 상황은 그 동안 기후위기 대응, 탄소제로 정책이 그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더욱이, 지난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바 있으며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럽연합의회는 2050년 탄소중립정책으로 가는 과정에서,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 이용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석탄 발전을 최소화하고 그 이행 시기를 맞추기 위한 과도기적 필요에너지라고 하면서, 2045년까지 원전 건축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처리장 확보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 5년동안 펼쳐왔던 탈원전정책 폐기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는 자원빈국이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섬나라나 다름없는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한 처사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지난 5년동안 원자력산업의 원천기술을 이용해 산업화시킬수 있는 ‘원자력 연구 생태계’가 되살리기 힘들 정도로 피폐해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원전 관련 엘리트들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났을 뿐만 아니라 주요 대학의 원자력 학과들이 존폐 위기에 처해 버렸기 때문이다.

최근 바이든 미 대통령도 G7 정상회담에서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소형모듈원자력발전(SMR)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SMR 시장도 앞으로 엄청나게 커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도 하루 빨리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더불어, 핵폐기물 처리 방안을 강구함과 동시에 핵 위험성에 대한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미래에너지 산업의 또 다른 한축인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개발을 게을리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석탄이용기술 그리고 풍력에너지, 태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등 대체에너지원의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계속적인 연구기술 개발을 하여야함은 물론이다.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