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핵관’ 지도체제에 각 세운 김기현…당권도전 승부수는?

2022-07-19     김두수 기자
국민의힘

‘포스트 이준석’ 당권 도전에 본격 시동을 건 국민의힘 김기현(울산 남을·사진) 의원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의 중심부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체제에 제동을 걸면서 미묘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여기다 공무원 추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권 대행을 향해 공격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따라 여권내부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주도권 잡기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권 대표 직무대행겸 원내대표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맞붙어 이긴 전례가 있다. 때문에 외형적으론 당 중진으로 협력관계로 보이지만, 물밑에선 날선 견제기류도 깔려 있다는 게 당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권성동 임시지도체제에 제동

김기현 의원은 18일 YTN라디오에서 권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 “직무대행체제를 출범시키기로 결론이 났고 그 결론을 존중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각을 세웠다.

김 의원은 “우리가 소수임에도 똘똘 뭉쳐 제 역할을 하려면 임시체제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원론적으로 본다면 집권여당이 정권 출범 초기에 좀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가지고 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 그래야 국정동력을 뒷받침하기 충분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나아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 후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모집하고 만나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우리 당에 많은 애정을 갖고 계신 분이라 믿고 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우리 당이 여당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나름대로 통 큰 판단을 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나아가 “우리 당이 처한 현실은 소수여당이다. 정권 초반 과제들은 많은데 국회에서 힘을 받아 추진할 수 없는 어려운 여건 아래 있다. 어쨌든 이 무거운 짐을 나눠 들고 합심해서 한 목소리로 한 방향으로 우리 당을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의 이러한 언급은 권 대표대행이 거대 야당과의 견제와 협치에 대한 리더십에 다소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우회로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김기현의 당권 승부수는

‘합리적 중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이 최근 권 대표대행을 겨냥,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배경엔 당 안팎의 강력한 리더십과 대중성 등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최근 실시한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5.9%라는 지지를 얻었다. KBC광주방송과 UPI뉴스가 여론조사 기관 넥스트위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를 한 결과, 이준석 대표가 22.9%로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의원은 20.4%로 두 사람 격차는 오차범위 내 2.5%p로 집계됐다. 뒤이어 나경원 의원 12.0%, 김기현 전 원내대표 5.9%,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4.0%로 나타났다.

세 차례의 대선출마 경력의 안 의원과 수도권 출신 나경원 전 의원에 비하면 지역출신 김 의원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사실상 이 대표의 차기 당권도전이 어렵다는 전제에서 보게 되면, 이 대표가 캐스팅보트를 쥐면서 2030표심은 자연스레 김 의원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향후 정면승부를 펼칠 김 의원의 정치적 행보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