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난뿐인 양당 대표 국회 연설…정치혐오만 불렀다

2022-07-22     경상일보

20~21일 이틀에 걸친 여야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을 보면 이들이 국민정서에 관심이나 있나 싶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한 국민적 심판에 대한 통렬한 반성은커녕 출범 두달여 밖에 안 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레임덕을 언급하며 국민정서를 외면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설의 상당시간을 문재인정부의 실정에 할애하며 윤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전임대통령 탓이라는 듯한 의도를 내비쳤다. 국내외적 위기와 무너지는 민생경제,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알기나 하는지 의문이다.

20일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연설은 윤석열 정부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마구잡이로 비난을 쏟아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이야 물론 그들에게 있다. 하지만 직전 집권당이자 현재도 원내 169석의 압도적 의석을 갖고 있는 거대야당도 국민의 지지를 못 받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에 대한 일말의 책임의식도 없이 박 원내대표는 연설의 절반가량을 측근 챙기기와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등에 할애하는 등 현 정부의 약점 부각에 집중했다. 여당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추락하고는 있으나 그렇다고 여당 지지세가 야당 지지율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 가혹한 심판을 경험하고도 여전히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2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연설도 전 정부의 근시안적 분열적 정책이 지금 여러가지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탈원전 정책이 전기요금 인상을 가져왔고 알박기 인사와 주택정책, 서해 공무원 피격과 어민북송 사건은 물론이고 재난지원금과 코로나방역까지 끄집어내서 질타의 도구로 삼았다. 그러고는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하는 것은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하는 것에 다름 아니어서 아예 협치를 기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당대표로서의 품격을 엿보기는 어려운 연설이었다.

두달째 후반기 원구성도 못하고 있는 국회다. 원구성을 못했다는 것은 국회 본연의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당내 분열과 여야 협상력 부재로 정치가 실종된 상태다. 정치는 없고 정치인만 수두룩하다. 정치가 국민에게 기대감과 희망을 주었던 적이 까마득하긴 하지만 희미한 기대감마저도 갈수록 더 줄어드는 것만은 분명하다. 국민의 정치혐오는 국력손실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