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심융합특구 선정 하세월…인재·기업 다 놓칠라

2022-07-22     경상일보

비수도권 4개 광역시가 도심융합특구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한창 진행하고 있으나 울산은 아직 부지 선정조차 못하고 있다. 도심융합특구라는 것이 다른 도시에 앞서 인재를 선점하고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것인데, 울산은 민선 8기에 접어들어서도 아직 현황보고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는 연말까지 부지 선정을 마무리짓겠다고 하지만 그만큼 울산은 다른 광역시보다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도심융합특구는 지난 2020년 9월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사업으로, 판교 테크노밸리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 곳에는 대형 게임업체, 벤처기업, IT기업 등이 밀집해 있는데, 정부는 이같은 판교 테크노밸리를 지방 대도시에 적용하기 위해 도심융합특구 사업을 추진했다. 도심융합특구는 단순히 기업을 유치하고 공장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거시설과 문화 인프라도 함께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심융합특구는 지난 정권에서 현 정권으로 계속 이어지는 사업이다. 지난 2020년 12월 우선 선정된 광주와 대구를 시작으로 2021년 3월 선정된 대전, 같은 해 11월 선정된 부산까지 4개 지자체는 현재 국토교통부로부터 예산 3억원을 받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전은 올 10월께 용역을 완료할 예정이어서 전국의 젊은 창업가들이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은 정부 사업계획 발표 이후에도 한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는 처음 도심융합특구를 KTX역세권으로 선정했으나 중구지역민들이 반발하자 KTX역세권과 중구 혁신도시, 장현산단을 묶어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두 지역간의 이격거리가 24㎞나 돼 같은 지역으로 볼 수 없다면서 받아주지 않았다. 정부의 결정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타당한 것이었다.

울산시는 부지 선정을 서둘러야 한다. 이미 다른 광역시에서는 용역을 마무리짓는 단계에 도달했는데 울산은 아직 부지 선정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울산시민들에게 좌절감을 줄 수도 있다. 앞으로 도심융합특구 조성 사업은 많은 절차를 거쳐야하는만큼 다른 광역시들이 이미 사업에 착수했다하더라도 열심히만 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

좋은 인재와 기업은 한정돼 있다. 도심융합특구 조성 사업의 성공은 결국 좋은 인재와 기업을 얼마나 빨리 많이 끌어오느냐에 달려 있다. 시는 하루라도 빨리 시장에게 관련 사업 보고를 하고, 시장은 즉시 부지 선정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좋은 일자리와 인재와 기업은 그냥 오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