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내버스 파업 임박, 마지막까지 협상력 발휘해야
울산지역 시내버스가 올해 임금교섭 난항으로 운행 중단 위기에 놓였다. 울산시내버스 노사는 27일 올해 임금교섭과 관련해 마지막 조율에 나선다. 노조는 27일 최종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28일 0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7% 인상을, 사측은 3~4% 인상을 요구해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다 소급분 지급 시기도 각각 달라 협상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이 없는 울산에서 시내버스가 한꺼번에 멈추면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번 파업은 울산 6개 시내버스노조가 참여할 것이라고 하니 걱정이 많다. 노사 양측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밤 늦게까지라도 반드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울산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20일 전체 조합원 1648명 중 138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323명, 반대 63명, 무효 3명 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27일 2차 조정회의에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전면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하고 28일 첫 차부터 운행을 멈추기로 했다. 울산지역 시내버스가 3년만에 다시 멈춰설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울산은 7개 버스회사가 총 114개 노선에 770대의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세원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버스회사 노조가 이번 총파업에 동참한다. 세원은 부산과 양산 등지로 가는 일부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파업이 이뤄지면 사실상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멈추게 되는 셈이다.
울산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2017년과 2019년 교섭에서 파업 위기를 겪었지만 마지막까지 협상력을 발휘해 큰 피해 없이 위기를 모면했다. 2017년의 경우 노조의 전면파업 하루 전날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았고, 2019년 교섭에서는 파업을 예고한 당일 오전 4시까지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해 오전 5시부터 시내버스가 실제로 멈춰섰다. 하지만 오전 8시께 합의점을 찾아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오전 11시부터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되기 시작했다.
울산시의 시내버스업체 재정지원금은 벌써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여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승객수는 3분의 1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가 시민들의 기대를 외면하고 파업을 강행한다면 울산 시내버스의 설 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전철이 없는 울산에서 시내버스는 발이나 다름없다.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올해는 파업 없는 임금협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