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에 소비심리도 움츠러든다

2022-07-28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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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뛰고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소식이 넘쳐나자 주요 경제주체인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도 얼어붙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울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7.3로 전월(99.5) 대비 12.2p 떨어져 2020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CCSI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된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전 세계 주요국의 긴축 가속화,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향후 경기전망(-22p·55), 현재경기판단(-20p·48) 등 경기에 대한 지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또 생활형편전망(-10p·78), 현재생활형편(-9p·80), 가계수입전망(-6p·91), 소비지출전망(-4p·110) 등도 하락했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주택가격전망지수(85)는 금리 상승과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등으로 26p 내려가 사상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2019년 4월(82)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취업기회 전망지수(67)는 고용지표 호조에도 향후경기전망이 나빠진 탓에 20p 떨어졌다.

여기에다 금리수준전망지수(153)도 전월보다 1p 오르며 역대급으로 기록됐다. 이 지수는 지난 4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도는데, 상승 전망 비중이 6월보다 더 커졌다는 뜻이다.

한편, 올 하반기에도 물가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0.8%p 오르며 4.7%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전월 대비 상승 폭 모두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와 최대 기록이다. 2008년과 2011년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은 적은 있었지만, 4.7%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상승 폭은 지난달(0.6%p)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 상승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까지 유례없이 상승한 데서 주로 기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