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행시험장, 전기차공장으로

2022-07-28     석현주 기자

총 2조원대의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 전용공장이 기존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 부지에 들어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내연기관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는 인허가 신청을 거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27일 현대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의 ‘니치아우어 포럼’에 참석한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이 정부 관계자들에게 현대차·기아는 올해부터 ICE(내연기관) 공장을 EV(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전환하는 인허가 신청 등 본격 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부사장은 “인허가 기간 단축, 국유지 사용 허가 등 자원과 규제 샌드박스 조건 완화, 네거티브 규제 적용 등을 통해 신속한 개발 및 사업화 지원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부사장은 현대차 울산공장 주행시험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울산공장 주행시험장은 76만㎡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부지 전체가 공장 설립에 활용될지, 일부만 활용될지 여부 등 자세한 내용은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울산공장 주행시험장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공장을 짓겠다는 내용은 현재까지도 논의 중인 사안이다. 주행시험장 부지가 가장 유력한 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확정으로 단정 짓기보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기아 화성 범퍼 공장을 전기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공장으로 바꿔 연간 15만대를 생산하는 계획도 제시됐다.

앞서 현대차는 노사합의에 따라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조원을 들여 국내에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울산사업장에서 34년만에 새 공장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는 울산 전기차 공장에서 연간 13만대 생산을 목표로 차츰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기존 1~5공장 개선공사도 함께 진행한다. 울산공장은 지금까지 소규모 라인 증설 및 개선공사 등은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고, 가장 최근에는 2017년에 1, 2공장에 대해 대대적인 라인 증설 및 개선공사가 이뤄진 바 있다.

1960~1970년대 지어진 기존 노후 생산라인은 단계적으로 재건축해 세계적 수준의 미래형 자동차 양산공장으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국내 투자 계획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자 미래 제조 경쟁력 강화, 작업성·환경 개선을 위한 최첨단 생산·품질 시스템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에 울산시가 현대자동차 전기차 울산공장의 조속한 착공을 위해 공무원을 파견해 원스톱으로 인허가를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또 전기차 관련 협력업체들의 원활한 업종 전환을 위해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에 부지를 제공해 고용 창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