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 휘발유 생산량 역대 최대치

2022-08-03     석현주 기자

올해 상반기 휘발유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휘발유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고유가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올해 상반기(1~6월) 휘발유 생산량은 총 8421만5000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약 9.1% 늘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휘발유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휘발유 생산량을 집중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휘발유 수출 물량은 5197만7000배럴로, 이 역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경유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8.8% 증가한 9510만2000배럴이었다.

올해 상반기 수출 규모는 수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증가 폭이 훨씬 컸다.

휘발유 수출액은 64억6000만달러(약 8조4238억원), 경유 수출액은 128억8000만달러(약 16조7955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105.2%, 106.8% 증가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역대 최대 수출액이다.

하지만 고유가 영향으로 상반기 석유제품 국내 소비는 다소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6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4027만4000배럴, 경유 소비량은 7907만8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 3.5% 감소했다.

코로나 완화에 따라 이동량은 늘었지만,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ℓ당 2000원을 넘어서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위축됐지만, 정제마진이 강세를 유지하면서 상반기 수익성이 견조했다. 정유사들도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생산량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 확대와 이에 따른 글로벌 석유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은 상반기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정유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최근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국내 기름값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최근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석유기관들이 하반기 석유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을 고려하면 정유업계의 실적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변수가 많아 하반기 업황의 불확실성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