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분양률 뚝…규제해제 기대 고조

2022-08-03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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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부동산시장 열기가 차갑게 식으면서 지역 내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최근 정부가 조정대상지역 추가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규제 해제의 주요 평가 요인 중 하나인 ‘분양률’이 하락세를 보이자, 지역 부동산 규제 해제 가능성에 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울산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은 35.4%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99.3%)와 비교해 63.9%p 하락했다. 지난해 3~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지역 초기 분양률은 100%를 유지하는 등 청약 열기가 뜨거웠지만, 올 들어 싸늘하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초기분양률은 아파트 분양 초기(분양보증서 발급일 3개월 초과~6개월 이하) 총 분양 가구 대비 계약 체결 가구 비율을 의미한다. HUG의 주택 분양보증서와 입주자 모집 승인을 받아 분양한 30가구 이상의 전국 민간아파트가 조사 대상으로, 2015년 3분기(7~9월)부터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됐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 공공·민간분양 사전청약 물량 공급 등으로 분양 시장에서 지역·입지별 양극화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87.7%를 기록했고, 서울, 부산, 대전, 세종, 전북은 100%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대구와 울산의 초기분양률은 각각 18.0%, 35.4%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에서도 지역·입지별 분양률 양극화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올해 울산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 청약경쟁률을 살펴보면, △삼호 비스타 동원(최고 69.75대1) △문수로 푸르지오 어반피스(최고 15.59대1) 등 남구지역 청약시장은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외곽지역 청약시장엔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울주군 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그란데는 593가구 모집 중 93건의 접수에 그쳤고, 659가구를 모집했던 울산덕하역 신일 해피트리 더루츠 역시 79가구 접수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HUG가 지난달에는 울주군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포함시켰다. 현재 전국적으로 미분양관리지역은 울주군, 평창군, 경주시, 포항시(정부 규제지역은 제외), 대구 중·동·남·달서구 등 9곳이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 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에서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지역 등 4개 요건 가운데 1개 이상을 충족하면 선정된다.

이처럼 울산의 집값과 청약 경쟁률 급락, 미분양 급증으로 중구와 남구가 지속적으로 국토교통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공식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업계와 시장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심의에서 울산은 당연히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빠지게 됐다. 현재 지역 내 거래절벽이 심각한 상황인데 업계와 시장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계약 물량이 쌓이고 분양 완판(완전 판매)이 어려워지는 형국이라 정부도 규제지역 추가 해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규제지역 해제가 미흡했다고 인정하면서 연내 규제지역의 추가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6개월마다 열리는 게 상례인데 시기가 강제화돼 있지는 않다”면서 규제지역 추가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본보 8월2일자 2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한도가 늘고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세 등 세 부담이 낮아진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울산지역 내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는 만큼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는 시기 상조일 수 있다. 하지만 지역 내 미분양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울산지역 규제를 푼다고 해서 부동산시장이 크게 요동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하락국면을 피할 수 있는 묘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