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지난해 말)대 금리가 어느새 6% 육박…영끌족 ‘비명’

2022-08-09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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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올 연말 3.00%까지 오르면 2년 전 초저금리 상황에서 대출을 받은 ‘영끌족’들의 월 상환액이 약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920~5.969%, 혼합형(5년 고정형) 금리는 연 3.880~5.792%다. 신용대출(1등급·1년)과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는 각각 4.359~6.220%, 3.870~5.769%다.

이달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고정(혼합형)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고정형 주담대 상품은 은행이 금리 변동에 대한 위험성을 떠안기 때문에 변동형 상품보다 금리가 높다. 그런데 변동금리 지표금리인 코픽스이 급등하면서 금리가 여전한 것이다.

이처럼 변동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영끌 바람이 불었던 1~2년 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자 사례 분석에 따르면 2020년 8월 변동형 주담대(30년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로 4억5600만원을 빌렸다면 첫 6개월간 적용된 주담대 원리금(연 2.61%)은 182만8000원이다. 하지만 연말 기준금리가 3.00%까지 오르면 6개월 뒤 이 차주의 주담대 원리금은 237만2000원으로 뛴다. 월 부담금이 54만4000원 더 늘어나는 셈이다. 1년이면 650만원에 이른다.

최근 대출금리가 다소 낮아진 상태지만, 한국은행이 현재 2.25%인 기준금리를 연말에 3%대까지 인상할 것이 유력해 대출금리는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금리 인상이 지속되자, 올해 아파트 청약 계획이 있는 예비 청약자들도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를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직방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1324명 가운데 하반기 아파트 청약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98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에게 현재 가장 걱정되는 점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를 꼽은 응답이 3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낮은 청약 가점과 높은 경쟁률 등에 의한 낮은 당첨 확률’(35.4%), ‘분양가상한제 개편에 따른 분양가 인상 우려’(12.9%), ‘관심 지역에 분양 단지 부족’(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기 불황,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 수요자의 관망세가 지속하면서 청약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미분양 사업장이 늘고, 평균 청약경쟁률과 청약가점도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예비 청약자들은 관심 지역에 공급되는 청약 정보를 지속해서 살펴보면서 자금 여력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무리하지 않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