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수억대 외제차들, 車보험료 추가인하 물건너가
2022-08-11 석현주 기자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에 지난 8일 폭우로 접수된 외제차만 1500여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5억원을 훌쩍 넘는 페라리도 침수 차량으로 피해 접수가 됐으며 2억3000여만원 짜리 벤츠 S클래스, 1억8000여만원 짜리 포르쉐 파나메라, 1억7000여만원 짜리 벤틀리 등 초고가 차량도 줄을 이었다. 벤츠, BMW, 아우디, 볼보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고급 외제차들도 각 손해보험사에 수백여 대가 침수 피해로 접수됐다.
삼성화재의 경우 10일 오전 8시 기준 총 2371건의 침수 차량이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외제차가 939대로 외제차 침수로 인한 손해액만 251억4000만원에 달했다.
DB손해보험의 경우도 9일 자정 기준 총 1247대의 침수 피해가 접수된 가운데 외제차는 397대였다. 아울러 나머지 대형 및 중소형 손보사들까지 합치면 외제차 침수만 1500여대 달할 것으로 손해보험업계는 추정했다.
손보업계에서는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시 전손 처리 등을 고려해 대당 1000만원 정도를 손해액을 추정하는데 이번 폭우는 외제차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강타하는 바람에 손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각 손보사는 지난 8일 폭우로 강남 지역에 고급 차량이 대거 침수되자 9일 비상 회의를 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했을 정도다.
이처럼 이번 폭우로 손해액이 1000억원에 육박함에 따라 그동안 안정됐던 손해율을 바탕으로 제기됐던 자동차 보험료의 추가 인하는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올해 상반기에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모두 70%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한 달만 보더라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0%, DB손해보험은 75.0%, 현대해상은 75.7%, 메리츠화재는 73.2%, KB손해보험은 75.0%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0년 말 80%대 중반에서 2021년 말 80%대 초반이나 70%대 후반, 올해 상반기 70%대 중반 등으로 점차 개선돼왔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선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하반기에 대형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걸로 받아들여졌다.
한편, 자동차업계가 최근 집중호우로 차량 수해 피해를 본 소비자들을 위해 특별 지원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말까지 ‘수해 차량 특별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0일 밝혔다. 수해 피해 차량 입고 시 수리 비용을 최대 50% 할인해주고, 수리 완료 후 세차 서비스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3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