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혁신’ 맨앞에…이준석은 공세계속

2022-08-19     김두수 기자
18일 열린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의 첫 일성은 반성과 혁신이었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여권 핵심부를 정면 겨냥한 공세는 계속됐다.

먼저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첫 회의에서 주호영 위원장을 필두로 전원이 기립해 머리를 숙여 일련의 당 내홍 상황에 대해 당원과 국민께 사과했다. 회의장에는 ‘혁신과 변화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다짐이 적힌 새 ‘백드롭(뒷걸개)’이 걸렸다.

주 위원장은 “첫 비대위 회의인데 마음이 대단히 무겁고 착잡한 심정이다. 정당에 있어서 비대위는 가급적 구성되지 않는 게 제일 좋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잘못했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취지로 인사를 드리고 시작했으면 한다”고 대국민 사과를 제안하자 비대위원들은 전원이 기립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무거운 표정으로 “하루빨리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다른 이들도 차례로 반성문을 써 내려갔다. 당 안팎의 혼란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회의 분위기는 시종 엄숙했다.

엄태영 위원은 “비대위 최우선 과제는 당의 소모적 갈등을 즉각 중단시키고, 통렬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비상한 각오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양석 위원도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두 축인 집권당인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대위는 처절한 심정으로 돌아가 당 내부 문제를 조속히 추스르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 몫으로 비대위에 합류한 주기환 위원은 “인선 발표 후 호남에서 당의 개혁을 위해 힘써달라는 절박한 목소리가 있었다. 앞으로도 호남에서 우리 당의 정신과 보수의 가치를 뿌리내리고, 확산하는 역할에 소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의 갈등을 거론한 뒤 “대통령의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선거 결과가 좋으면 선거 때 갈등은 털고 갈 수 있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당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나아가 ‘윤석열 정부 100일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집을 분양했으면 모델하우스와 얼마나 닮았는지가 중요한데, 윤석열 정부의 모델하우스엔 금수도꼭지가 달렸고,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가 달렸다. 그럼 분양받은 사람들이 열받는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