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집값 소형·신축일수록 더 떨어졌다

2022-08-22     석현주 기자
올해 들어 울산 아파트 매수심리가 한껏 움츠러들면서 집값 하락 분위기가 뚜렷해진 가운데, 지은 지 얼마 안된 신축 아파트가 낡은 아파트에 비해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신축·소형 아파트가 선제적으로 하락세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주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5로 지난주(84.7)보다 0.2p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주택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직후인 5월 셋째주(89.4)부터 13주째 하락하고 있다. 수급지수는 조사 시점의 상대평가이긴 하지만 단순 수치만 볼 때 2020년 9월 셋째주(83.9)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점점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울산 아파트 가격 역시 11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신축보다는 구축, 중소형보다는 대형 아파트가 가격 조정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초부터 8월 셋째주까지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이 3.25% 하락한 반면, 20년을 초과한 아파트는 0.51% 상승했다. 5년초과~10년이하(-1.89%), 10년초과~15년이하(-0.38%), 15년초과~20년이하(-0.18%) 등으로 연식이 오래 될수록 하락폭이 적었고, 20년 초과 아파트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입주를 시작한 북구 송정지구한양수자인(84㎡)의 경우 2020년 11월 6억7000만원(5층)까지 올랐지만, 이달 초에는 5억2500만원(17층)에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2년새 1억50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2017년 입주한 중구 복산아이파크(59㎡) 역시 1년 전 4억7000만원(11층)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3억9000만원(2층)에 거래되면서 4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규모별 통계에서도 그동안 오름폭이 컸던 60㎡ 초과~102㎡ 이하 면적 아파트의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8월 셋째주까지 전용면적 기준 135㎡ 초과 아파트가 1.21% 상승한 반면, 60㎡ 초과~85㎡ 이하 면적은 1.06%, 85㎡ 초과~102㎡ 이하 면적은 2.72% 하락하는 등 최근 2년간 인기를 얻으며 거래가 활발했던 중소형 아파트가 선제적으로 하락세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소형·신축에서 하락 흐름이 먼저 나타나고 있는 데는 그간 이들 아파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가격이 급등한 곳부터 직격타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형·신축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해온 젊은 층의 ‘영끌’ 매매 수요가 대출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쪼그라든 여파도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2030 세대의 영끌투자가 금리 급등과 대출 규제에 주춤하자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똘똘한 한 채’ 선호까지 겹치면서 구축·대형 아파트가 가격 하락 흐름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