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 가입자 전국적 감소 속 울산 증가

2022-08-23     석현주 기자
부동산시장 한파로 지난달 전국 단위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섰지만, 울산은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1만9253명으로, 전달(2703만1911명) 대비 1만2658명 줄었다. 2009년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된 이후 전국 단위로 월별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과 5대 지방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의 가입자 수가 두 달 연속 감소한 데다 7월에는 인천·경기마저 줄어들면서 전국 단위 첫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울산의 7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53만1499명을 기록, 6월(53만943명) 보다 556명 증가했다.

다만 가입자수 증가폭은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1년간 울산지역 가입자수는 1만4217명 증가했는데 직전 년도 증가폭(3만9748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는 부동산 시장 전반의 매수 심리 위축과 매매가 하락에 따른 분양 이점 축소로 인해 청약 시장의 인기가 차갑게 식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청약 당첨으로 인한 시세 차익 실현이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로 올해 7월 말 기준 울산지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평당 1798만원으로 1800만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1년 전(1475만원)보다 21.9%나 상승했으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울산지역 분양가격 상승률이 부산(24.1%)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청약통장 가입자는 이미 경제활동 인구에 비해 충분히 많은 수준이라 작년 초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전국 단위로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달이 처음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가격 하락으로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청약 통장 해지의 배경에는 낮은 금리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반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금리는 연 1.8%로, 2016년 8월부터 6년째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금리뿐 아니라 예·적금 이자가 오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심지어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는 기준금리인 연 2.25%보다도 한참 낮다.

정진훈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장은 “가입자들을 통해 조성된 107조원가량의 기금은 디딤돌·버팀목 대출과 같은 저금리 정책자금대출에 쓰이는 구조”라며 “청약통장은 재테크 수단이라기보다는 청약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1인당 잔고가 400만원도 안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예·적금 통장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연말까지 디딤돌·버팀목 대출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상황에서 청약통장 금리를 올리면 기금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