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기후변화와 미래의 에너지 문제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100년만의 폭염과 기습적인 폭우로 산불과 물난리 등이 지구촌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의 주원인으로 이산화탄소(CO2)가 과다하게 배출돼 나타나는 지구 온난화의 환경적인 요인이 꼽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산업과 가정에서 전기의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남으로써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4년 9월 국제연합(UN) 기후정상회의에서는 기후그룹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를 제안한 바 있다. 또 화석연료에 의한 지구온난화 원인을 줄이기 위해 유럽과 북미를 위주로 한 선진국에서는 RE100(RE100: Renewable Energy 100%)이라는 명제를 제시했다. RE100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100%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구글, 애플, GM,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 300여 곳의 기업은 2050년까지 자발적으로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풍력, 지열, 수력, 바이오, 해양과 폐기물 등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태양 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 태양광에너지, 태양열을 한곳에 모아 물을 끓여 이용하는 태양열에너지, 바람으로 풍차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에너지, 깊은 땅속의 고온의 지열이나 물의 낙차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지열 및 수력에너지와 더불어 나무, 유채, 옥수수 등의 작물을 고체, 액체, 기체 형태의 연료로 만들어 사용하는 바이오에너지 등이 있다.
이러한 재생에너지들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태양광에너지나 풍력에너지다. 이들은 태양이나 바람을 이용해 전기(전력)를 생산하기 때문에 자연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전기를 생산하는데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즉, 날씨가 흐리거나 장마철에 비가 내려 태양을 볼 수 없는 경우, 바람이 불지 않거나 태풍처럼 너무 세차게 부는 경우 발전의 효율이 떨어지거나 발전을 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 또한, 태양광 발전의 경우 직류(DC: Direct Current)를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된 전기를 교류로 전환하고 전송하는데 번거로움이 따른다. 또 발전된 전기를 전기저장장치인 ESS(Energy Storage System)에 저장하고 가정이나 공장에서 쓸 수 있도록 교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일어나고 ESS의 과부하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화가 되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현재 화력, 원자력, 수력, 풍력, 태양열 등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 중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화력과 원자력 발전 방식이다. 화력발전은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의 연소에 의한 열에너지로 증기를 생산한 후, 이 증기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해 터빈, 발전기 등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러한 화력발전은 대량의 CO2를 생산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지고 있다. 최근에 이러한 많은 양의 CO2를 배출해 지구 온난화를 급속히 심화시키는 화력발전을 지양하고 대표적인 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원자력에너지(발전)가 대안으로 다시 대두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핵분열 반응에서 나온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끓여 증기를 생산하고, 이 수증기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원자력 발전에서 사용하는 핵연료인 우라늄-235의 경우, 약 1㎏으로 석유 약 9000드럼 또는 석탄 약 3000t과 같은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발전과정에서 CO2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재생에너지와 같이 청정 그린에너지에 속하나, 방사능 폐기물의 저장과 사고 시 재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점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는다.
K-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상호보완과 협력으로 미래세대에게 더 나은 한반도와 지구환경을 물려줄 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