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줄버디~줄버디‘국내대회 첫 58타’

2022-08-24     오상민 기자

“9~10언더파 정도였으면 춤이라도 췄을텐데 기록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무덤덤했다.”

국내 골프대회 사상 첫 58타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허성훈 프로는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울산 경의고등학교 출신인 허성훈(20·중앙대) KPGA 프로는 지난 22일 군산CC(71타·7143야드)에서 열린 2022년 KPGA 스릭슨투어 16회 대회 예선전에서 13언더파 58타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수석 통과했다. 2·3위와는 각 5·6타가 차이나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허 프로는 이날 경기에서 18개의 홀을 도는 동안 무려 13개의 버디를 잡고 보기는 하나도 기록하지 않는 등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허 프로는 58타 경기에 대해 “평소처럼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웨지와 퍼터가 제일 잘 맞았다”며 “9~10언더파 정도였으면 춤이라도 췄을텐데 기록이 너무 좋아 오히려 무덤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경기에서 허 프로는 그린 적중률 100%라는 신기를 보이기도 했다. 14번홀부터 18번홀까지는 5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 프로는 “연속으로 버디를 하고 있다고 인지하지는 못했고 전체적인 스코어만 대략 신경쓰고 있었다”면서 “연속 버디보다는 매홀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골프인들 사이에서는 59타가 꿈의 기록이라고 여겨진다. 국내 최저타는 60타로 허 프로의 58타 경기는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나 타이거 우즈도 58타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58타는 허 프로 이전에 2명의 선수만이 경험했다. 일본의 골프 천재로 불린 이시카와 료가 2010년 일본프로골프투어(JPGA)에서 12언더파를 기록해 세계 최초로 58타를 기록해 기네스에 등재됐다. 2016년에는 PGA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짐 퓨릭이 기록했다.

그러나 이 두 선수는 모두 파 70 코스에서 12언더파로 58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허 프로는 같은 58타지만 파71의 코스에서 13언더파를 친 만큼 더 값진 기록일 수밖에 없다. 여자부에서는 아니카 소렌스탐의 59타 기록이 최저타다.

올해 대학 생활로 인해 운동량이 부족해 대회 출전을 많이 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가 더 간절했던 이유다. 이 대회를 위해 2개월 간 체력 증진과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허 프로는 경의고등학교를 졸업한 울산 출신 프로 골퍼다. 2020년 KPGA에 입회했고 2021년 6월17일 투어프로가 됐다.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는 타이거 우즈를 뽑았다. 타이거 우즈에 대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듯 완벽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그처럼 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선을 1위로 통과한 허성훈 프로는 내달 5일부터 이틀 간 개최되는 스릭슨투어 16회 대회를 준비한다. 그는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그 마음을 가지고 본선에 임한다고 해도 골프는 좋은 성적이 나오는 스포츠가 아닌 것 같아 새로운 마음으로 평정심을 유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성훈 프로는 올해 연말에 있을 Q-School 시드를 얻어 내년 코리안투어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오상민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