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팔라지는 탈울산, 인구정책에 명운 걸어라
울산 인구가 지난 2015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80개월 동안 빠져나갔다. 그 것도 전국 1위 자리를 놓지 않았다. 아무리 인구 감소가 전국적인 대세라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인구가 가장 빨리 줄어간다는 것은 도시소멸의 가능성이 제일 높다는 뜻이다. 전국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울산은 인구가 가장 적고 인구감소 폭은 가장 크다. 뿐만 아니라 혼인건수, 출생아 수, 합계출산율 등 모든 면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의 인구감소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인구감소를 방치해놓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부울경 메가시티도 좋고, 울산·경주·포항 해오름동맹도 좋지만, 인구가 줄어들면 인근 다른 도시와의 경쟁에서 뒤쳐지게 되고, 결국은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되는 것이다. 왜소해진 도시에 시민들은 자부심을 느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시는 지금까지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수립한 적이 없다. 인구대책이라는 것이 고작 각 부서별로 추진해왔던 사업들을 끌어모은 것들이었다. 허울좋은 제목 하나 달고 회의자료를 배포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장들은 자신의 임기 내에 광역시가 해지될 일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내인구이동’을 보면 울산은 7월 한달 동안 896명이 순유출됐다. 지역인구 대비 순이동률(순유출률)은 0.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울산은 올해 1분기 3456명이 순유출된데 이어 2분기에도 2115명이 더 유출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5571명이 울산을 빠져나간 것이다. 1년이면 1만명 이상이 울산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탈울산 행렬은 80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출생아 수도 급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울산 출생아 수는 2845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상반기 4327명에 달했던 출생아 수는 2019년 3948명, 2020년 3470명, 2021년 3227명, 2022년 2845명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2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은 0.83명으로 전년 동기(0.97명)보다 0.14명 감소했다. 지난 2020년 0.98명으로 처음으로 1명 이하로 떨어진 뒤 계속해서 줄고 있다. 상반기 혼인건수도 202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줄었다.
울산은 인구절벽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도시다. 그런데도 울산은 다른 도시 보다 더 느긋하니 참으로 큰 일이다. 새로운 시장은 인구정책에 도시의 명운을 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