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친환경 선박 ‘신개념 돛’ 개발

2022-08-29     석현주 기자

현대중공업이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해 친환경 선박 관련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한국선급(KR)으로부터 선박 풍력보조 추진장치인 로터세일(Rotor Sail)의 독자모델 ‘하이로터(Hi­Rotor)’에 대한 설계 승인(Design Approval)을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로터세일은 선박 갑판에 설치되는 원기둥 형태의 구조물로, 바람을 이용해 추진력을 추가 발생시킴으로써 연료 소모량을 절감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돛’이다.

전기모터로 회전하는 로터세일이 선박 주위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만나면 로터세일 주변부에 압력차가 생겨나고, 추진력이 생긴다. 유체 속에서 물체가 회전하면서 특정 방향으로 운동할 때 물체가 그 이동속도의 수직 방향으로 힘을 받아 경로가 휘어지는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를 활용한 기술이다. 로터세일은 선박 탑재시에 6~8%의 연료 절감과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어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의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하이로터는 지난 2020년 12월 한국선급에서 기본 인증(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한데 이어, 이번에 설계 승인까지 마침으로써 기술의 신뢰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 특히 하이로터는 전기모터와 로터를 연결하는 구동부에 감속기어 방식을 적용해 기존 상용 제품의 벨트방식 대비 구동 시스템의 안정성도 향상시켰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육상에서 실증한 뒤 이번 설계승인을 바탕으로 제품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원호 현대중공업 기술본부장은 “LNG(액화천연가스),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뿐 아니라 풍력 보조 추진 장치 등 친환경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맞추겠다”며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한 걸음 더 앞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선급 김연태 기술본부장은 “이번 설계 승인으로 현대중공업의 로터세일 기술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길 희망하며, 앞으로도 현대중공업이 환경규제 대응 기술을 강화하는데 계속해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날개 형태의 윙세일 풍력보조 추진장치를 개발해 지난 2020년 12월 DNV선급의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는 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