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난항’ 현대중공업 ‘노노 갈등’ 조짐
노조게시판 “하청 요구안 철회” 글에 찬반댓글 잇따라
노조, 오늘 조선업종 노조연대와 4시간 부분파업 예고
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난항 속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하청 노동자간 ‘노노(勞勞) 갈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에서 한 조합원은 ‘하청 관련 요구는 철회하라’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글에서 “사측과의 교섭 내용을 보니 하청업체 임금인상 요구만 없어도 교섭 술술 풀릴 것 같다. 하청업체 요구를 대변하는 것은 결국 금속노조의 몸집 불리기를 위한 것”이라고 임단협 협상에서 하청업체 요구안을 넣은 것을 비판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격하게 공감한다. 현실성 없는 요구이며 삭제가 마땅하다”거나 “우리(직영 인력)가 파업할 때 잔업하고 주말 특근까지 했던 하청 인력들이고, 하청이 요구하는 ‘임금 25% 인상’은 현실성이 없다”는 등의 동조 댓글이 이어졌다.
또 “25% 임금인상보다는 현실성 있게 사내협력사도 현대호텔이나 현대예술관 식당 등을 할인받아 이용할 수 있게 하는게 더 낳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노노갈등’을 부추기는 프레임에 말려들면 안된다”는 글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하청업체 요구조건을 철회하거나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를 이뤘다.
이 같은 ‘노노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임단협 협상이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청노동자들의 요구 조건이 과도해 전체적인 노사협상에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임단협 상견례 이후 14차례 교섭을 이어가고 있으나 진척이 없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사측은 또한 이번 임단협과 하청업체 요구사항 수용은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사의 16차 교섭은 2일 예정돼 있는 가운데, 노조는 이날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종 노조연대와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