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실내 노마스크 시대 선결 조건은 합리적 출구전략 수립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위치에 우리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끝이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출구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내 마스크를 언제, 어디까지 벗을 것인지, 확진자 격리 수준은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 시민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실내 노마스크 시대에 대한 기대감은 추석을 지나면서 부쩍 높아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8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4만3457명보다 8693명 감소해 3만 명대로 내려왔다. 2주 전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4%로, 코로나19 초기 2.1%의 50분의 1 정도로 줄었다. 울산의 경우 지난 16일 0시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울산지역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16일 718명, 17일 654명, 18일 293명 등 총 1665명으로 추석 연휴였던 지난 9~11일 1830명보다 165명 줄어들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은 질환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출구전략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다. 독일, 이탈리아, 호주,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도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 등 일부 시설 내에서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있을 뿐 종교시설, 민간사업장, 공공기관 등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지난달 말 “확진자 격리나 실내 마스크 착용은 현재 유행 상황 조절에 가장 중요해 완화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독감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독감 의사환자 비율이 1000명당 5.1명으로 유행기준(4.9명)을 초과했다며 지난 16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두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경우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체계에 혼선과 부담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봄 쯤을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시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겨울 독감이 가장 큰 변수라는 말이다.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신중하고 꼼꼼한 출구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출구전략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