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투입 ‘꽃바위 바다소리길’ 또 지연

2022-09-23     오상민 기자
수차례 지연돼 온 울산 동구 방어진 꽃바위 바다소리길 조성사업이 태풍피해까지 겹치면서 준공이 또다시 연기돼 인근 주민들이 공사 장기화에 따른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22일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해양수산부 어촌뉴딜300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된 꽃바위 바다소리길 사업은 당초 올 1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8개월째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2020년 1월 착공한 이 사업은 100억원의 국·시비 등을 들여 화암항과 남상진항 일원에 바다소리길(1.2㎞), 다목적 복합공간, 어항시설 현대화 4동(화암항2동·상진항2동)을 조성하게 된다.

하지만 어민들간 이견으로 어항시설 현대화 사업이 1년여간 지연되면서 준공시기가 지난 8월로 연기됐다. 어민들간 이견을 보였던 어구어망창고 위치와 규모, 재해문자전광판 이설 등에 대한 합의가 2021년 10월에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6월에는 다목적복합공간 조성 공사현장에 장기간 알박기 텐트로 몇일 간 공사가 지체되면서 8월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재개했다.

그렇지만 공사가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태풍까지 겹쳐 준공 시기를 예단할 수 없게 됐다.

이달 중순 잇따라 울산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와 난마돌의 여파로 바다소리길 일부구간에 피해가 발생했지만 구체적인 피해 복구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동구는 관련 전문가의 자문 등이 필요해 준공 날짜를 정확히 특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계속되는 준공 지연에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A씨는 “공사현장 옆 빌라에 사는데 야간근무를 하고 오면 오전에 자야하는데 소음 때문에 못 자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여름에는 공사 먼지가 날려 창문을 열지 못했다”고 전했다.

B씨는 “방어진에서 30년 살았는데 공사로 지난 여름 집앞 바다에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올해까지는 공사가 완료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