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실제 통합까지는 ‘가시밭길’
혁통위 ‘보수재건 3원칙’ 수용
보수통합 논의 급물살 탈 전망
우리공화당 통합 참여 여부 등
통합 관련 각당 내부 반발 변수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을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13일 ‘보수재건 3원칙’에 일정부분 교감을 나타내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통합까지 넘어야 할 산은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통합과 관련한 각 당 내부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혁통위는 당초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열 계획이었으나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 ‘당 대 당’ 통합 논의를 하되, 혁통위 참여 여부는 혁통위의 성격과 역할이 정해진 뒤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의가 14일로 순연됐다.
혁통위 안형환 사무총장은 이날 “내일도 일단 회의를 잡아놓고 새보수당을 기다릴 생각이다. 반 문재인 전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 함께 가야하기 때문에 새보수당이 혁통위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언급, “저희도 동의한 보수·중도 통합의 6대 기본원칙이 발표됐다. 이 원칙들에는 새보수당에서 요구해온 내용도 반영돼 있다”고 했다.
새보수당이 요구한 통합 원칙과 한국당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우회적 방식을 통해 밝힌 것이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 발언이 전해진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황 대표와 한국당 최고위가 합의한 내용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으로서, 보수재건과 혁신 통합으로의 한걸음 전진이라고 평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해 11월6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지 2개월여만에 겨우 대화가 시작된 것이지만, 총선을 불과 석 달 남겨둔 시점이어서 보수통합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당 안팎에선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는’ 통합에 반대 목소리가 의외로 커 향후 논의에서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다 우리공화당의 통합 참여 여부 역시 쟁점이 될 공산이 크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린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이날 한국당 김우석 당 대표 상근특보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 등을 겨냥, “탄핵과 보수분열의 책임을 질 사람들이 오히려 보수대통합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우리공화당과 태극기 집회 세력과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엔 황교안 대표도 참석했다.
창당한 지 열흘이 채 되지 않은 새보수당에서도 통합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과의 통합은 결국 돌고 돌아 간판만 바꿔 단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요구해온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여부에 대한 인정을 너무 성급하게 했다는 반발도 있다. 귀국이 임박한 안철수 전 의원의 합류 여부에 대한 견해 차이도 통합 논의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수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