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코로나로 심화된 외로움, 사회문제로
2022-10-06 서정혜 기자
우리나라는 5년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파악하는 ‘생활시간조사’가 있다. 1999년 처음 시작해서 2019년까지 모두 5번의 조사가 이뤄졌다. 하루 시간표를 짜는 것처럼 24시간에 대해 언제 잠을 자고, 얼마만큼 일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얼마나 갖는지 세세하게 알아보는 조사이다.
생활시간조사 데이터를 살펴보면 1999년 첫 조사 때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교제 활동에 쓰는 시간은 51분, 2009년 조사 때는 50분 밑으로 떨어졌고, 2019년에는 40분 선까지 뚫어버렸다.
관계가 사라지고 혼자가 대세가 되어버린 지금, 굳이 시간과 노력을 써서 친구를 만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관계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에 하나다. 밥을 먹지 않으면 배고픔을 느끼는 것처럼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고 교류가 부족하면 우리는 외로움을 느낀다. 이 외로움은 사회적 관계를 가지라는 우리 몸의 신호이다. 실제로 만성적인 외로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인간이 경험하는 것 중 가장 해로운 것 중 하나로 꼽힌다. 만성적 외로움은 노화를 가속화시키고, 암을 더 악화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외로움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술과 담배와 비교했을 때 밀리지 않는다. 영국과 일본이 국가가 나서서 외로움과 고독을 해결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로움’은 이제 현실적인 사회문제가 됐다. 더욱이 2년 넘게 사회적 교류의 제약을 가져온 코로나 상황은 외로움의 사회문제를 더욱 심화시켜 왔다.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방법이 가장 쉽고도 중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변에 사람이 없다기보다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고 고독사 문제 또한 심각하다. 앞으로 외로움을 단순히 개인차원의 문제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인식 전환과 사회적 관심도를 높이는 등 사회적 처방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하승연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