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기등대 ‘무신호기 전시관’ 방치 미관 저해

2022-10-06     오상민 기자
울산 동구 울기등대 무신호기(에어사이렌) 전시관이 태풍 피해와 관리 미흡으로 대왕암공원의 자연경관을 해치고 있다.

5일 오후 3시께 울기등대. 광장엔 시원한 바다 바람이 불고 울기등대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도 많았다. 하지만 신등대 옆에 자리 잡고 있는 무신호기 전시관은 내부를 볼 수 있는 창문에 빗물자국이 선명하고 벽 곳곳에는 얼룩이 져 있다. 내부가 어두워 전시물을 보기 힘들고, 입구 손잡이마저 녹슬어 있다. 울기항로표지관리소는 전시관을 매주 청소하고 관리도 진행하고 있지만 재단장한지 6년밖에 안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낡고 관리도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이다.

울기등대에 있는 무신호기는 1959년부터 2012년 11월까지 동구지역 선박의 항해를 도왔다. 이후 고장으로 더 이상 수리가 불가능해 방치되고 있던 것을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이 역사 보존과 무신호기의 기능을 알리기 위해 전시관으로 전환해 2016년 6월30일 개관했다.

모든 면이 벽으로 막혀있던 건물에 구멍을 내고 통유리를 설치해 무신호기의 기능과 작동원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공개한 것이다. 건물 내부는 안전상의 문제로 들어갈 수 없도록 했지만 통유리를 통해 내부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신호기란 안개, 눈, 비 등으로 시야가 좁을 때 소리(음파)를 통해 등대의 위치를 알려 선박의 안전항해를 돕는 항로표지의 한 종류다.

천경숙(창원)씨는 “울기등대와 대왕암 사진을 찍는데 전시관 때문에 사진 찍기 힘들다”며 “차라리 없는 게 뻥 뚫리고 경관도 더 좋을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울기등대의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무신호기 전시관을 재단장하거나 폐소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일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방문객이 200만명을 돌파할만큼 대왕암공원 일원을 찾는 관광객이 많다. 평일에 2000여명, 주말에는 1만여명에 이른다.

울산해양청 관계자는 “지금은 들어갈 수 없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방문객이 내부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으로 설계를 진행 중이다”면서 “내년에는 흉물이 아닌 대왕암공원의 휴식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