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도 ‘거래절벽’…울산 법원 경매 4건중 3건 유찰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면서 울산지역 내 법원 경매 시장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낙찰률이 20%대까지 떨어지면서 경매 물건 4건 중 3건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매매시장 위축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2년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지난달 전체 경매 진행건수는 234건으로 이 중 58건이 낙찰됐다.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24.8%로, 경매 물건 4건 중 3건은 유찰됐다.
이같은 낙찰률은 2019년 5월(24.6%)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달 낙찰가율(경매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67.8%에 그쳐 전월(81.6%) 대비 13.8%p 떨어졌다. 경매시장의 온도를 반영하는 응찰자수는 경매물건당 평균 3.5명으로 2020년 8월(3.3명)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달 경매 중 절반 가량의 물량이 주거시설에 몰렸으나, 이 역시 낙찰률이 30%대에 그쳤다. 주거시설은 진행건수 99건 가운데 36건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고, 낙찰률은 36.4%로 집계됐다.
주거시설 가운데 아파트 경매는 56건 중 21건이 낙찰, 낙찰률은 37.5%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만 해도 울산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67.6%로 70%에 근접했지만, 1년 만에 반토막 났다.
낙찰가율은 전달 대비 1.7%p 하락한 86.4%로 상승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던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열기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총 응찰자수는 99명, 평균 응찰자 수는 4.7명이었다.
다만 지난달 가장 많은 응찰자들이 몰렸던 물건은 아파트였다. 감정가 2억9000만원에 나온 북구 신천동 극동스타클래스 경매에는 14명의 응찰자가 참가해 감정가의 92.0%인 2억6690만원에 낙찰됐다. 또 중구 반구동 금성아파트에도 14명의 응찰자가 참가했다. 해당 물건은 감정가(1억원)의 170.0%인 1억70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또 감정가 5억3810만원에 나온 동구 방어동 주택 경매에는 12명이 참가해 3억9150만원에 낙찰됐다.
업무·상업용 경매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울산지역 업무·상업용 경매는 69건 중 14건만 새로운 주인 만나 낙찰률 20.3%를 기록했다. 낙찰가율 역시 65.4%에 그쳐 전국평균(67.9%)을 밑돌았다. 지난달 울산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물건은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소재 근린상가로 15억48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만났지만, 해당 물건의 감정가는 26억3092만원으로 낙찰가율이 58.8%에 그쳤다.
남구 선암동의 근린상가 역시 감정가(16억1168만원)의 86.2%인 13억8888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울산지역 토지 경매 역시 싸늘하게 식었다. 지난달 64건의 토지경매가 진행됐지만 이 중 8건만 낙찰돼 낙찰률은 12.5%를 기록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낙찰가율 역시 40.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실제로 지난달 23억2245만원에 나온 울주군 온양읍 토지(답) 경매 물건이 감정가의 39.5%인 9억176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낙찰률 및 응찰자 수 감소는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경매시장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양상”이라며 “금리가 일반 매매 시장은 물론 경매시장도 짓누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경매 참여자들은 미래 시세가 현재 경매가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면 응찰을 꺼려 낙찰률이 낮아진다”며 “최근의 급격한 낙찰률 하락 현상은 불황 장기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