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유통업 ‘소비둔화’ 넘어 ‘소비냉각’ 위기
2022-10-11 석현주 기자
10일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이윤철)가 관내 39개 표본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전망치는 69로 전 분기 대비 26p 하락했다. 이는 2002년 집계 이래 코로나 충격으로 가장 낮았던 2020년 2분기(5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2009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73)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올해 2분기 RBSI는 95였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직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밑돈 가운데 백화점(133)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이어갔다.
다만 직전 분기(166) 대비 소폭 둔화된 전망치를 나타냈다.
대형마트(60)는 직전 분기(100)와 달리 부정적으로 경기를 전망했으며, 그 밖에 편의점(60)과 슈퍼마켓(33)도 기준치인 ‘100’을 하회하며 전 분기보다 경기가 더욱 어두울 것으로 내다봤다.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경기를 전망한 백화점(133)은 실물경기 둔화 등 국내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 가능성 고려 시 판매실적의 하방 압력이 존재하고 있지만, 면세점·아울렛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점과 주요 소비층인 고소득 가구의 구매 여력이 상대적으로 견조해 긍정적인 전망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서는 ‘물가 안정·하락(59.0%)’ ‘경기 부양(12.8%)’ ‘유통 규제 완화·철폐(10.3%)’ ‘고용 창출 및 고용 안정(10.3%)’ 순으로 답했다.
또 다음 분기 경영활동 시 예상되는 가장 큰 현안 및 애로사항으로 ‘소비 위축(25.6%)’ ‘소비자 물가 상승(25.6%)’ ‘상품 매입원가 상승(20.5%)’ 순으로 답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3고 현상(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빚어낸 상품매입 원가 부담 증가와 가계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서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소매유통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주요국 통화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소비 진작이 소매유통업계의 어려움을 탈피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인 만큼 정부는 디스인플레이션 정책과 지역 소비 활성화를 병행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