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국체전]긴급섭외 은퇴선수 기대이상 성적 ‘선전’
2022-10-13 박재권 기자
울산은 열악한 선수층으로 인해 체전 개최지임에도 불구하고 럭비, 하키, 수상스키, 핸드볼 등은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테니스, 배드민턴 등 일부 종목은 실업팀이 없어 은퇴선수를 어렵사리 섭외해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다.
울산지역에서 활약하는 선수 출신 지도자들을 급히 섭외해 대회에 참가했음에도 성적은 기대이상이어서 체육회 관계자들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테니스 경기에 참가한 황은정(울산시테니스협회) 선수로, 은퇴한 지 10년 이상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황은정은 지난 9일 열린 여자 일반부 개인전 단식 준준결승 경기에서 임은지(세종시청)를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완파했다. 10일 준결승에서 충남 대표 백다연(NH농협은행)에 0대2로 패했지만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황은정은 고등학생 때부터 실업팀 선수로 활동하며 10회 이상 전국체전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바 있다.
배드민턴 경기에 참가한 하정은(울산배드민턴협회)도 마찬가지다.
10년 전 현역 은퇴 후 범서고등학교에서 지도자 활동을 하고 있는 하정은은 울산시의 긴급 요청에 급하게 대회에 참가했다.
하정은은 백승희, 윤미현, 임미라(이상 울산배드민턴협회)와 함께 나선 여자 일반부 단체전 준준결승 경기에서 경북(김천시청)에 3대0으로 패했고 개인 복식에서는 기권패 했지만 이름만으로 상대 팀의 기를 죽였다.
하정은은 “현역 선수들이랑 붙게 돼 부담감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즐겼다”라며 “대진운이 안 좋아 조기 탈락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하정은은 현역 시절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어 상대 팀들이 적극 견제했다는 후문이다.
하정은은 “부산 출신이지만 울산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도 좋고 지원도 잘해줘 울산에서 개최되는 대회가 아니었으면 참가하지 않았다”라며 울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전국체전 개막 전 사전 경기로 펼쳐진 유도 경기에 나선 박해성(울산시유도회)도 지도자 생활과 선수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