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7년만에 ‘K리그 정상’
2022-10-17 박재권 기자
울산은 16일 강원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K리그1 파이널 A 37라운드 강원FC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65분 강원의 김대원에게 비록 먼저 실점했지만, 후반 74분 엄원상, 85분 마틴 아담이 잇따라 강원 골문을 열어제치며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은 이로써 22승 10무 5패로 승점 76을 획득, 2위 전북 현대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울산은 지난 2019년부터 우승을 다투던 전북과 승점차를 벌리며 1위를 질주했으나, 시즌 막판에 전북, 포항 등에게 덜미를 잡히며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울산병’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날 자력 우승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최전방에 레오나르도를 필두로 바코와 이청용, 김민준을 2선에 배치했다. 중원은 이규성과 박용우로 꾸렸다. 이명재와 김영권, 김기희, 설영우는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울산은 전반을 골대를 맞추는 등 득점없이 끝낸 뒤 후반 65분까지 강원과 공방을 이어갔다. 후반 65분 강원 풀백 정승용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를 막는 과정에서 바코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김대원에게 골을 허용했다.
다급해진 홍명보 감독은 실점 직후 곧바로 바코 대신 마틴 아담을 투입하며 동점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후반 74분 마틴 아담이 머리로 흘려준 볼을 침투하던 엄원상이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울산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85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기희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침투하던 마틴 아담이 밀어 넣어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울산은 경기 종료까지 강원의 공격을 잘 막아냈고 결국 17년 만에 세 번째 별을 달았다.
주장 이청용은 경기 후 “우승하는 순간 머릿속에 많은 장면이 떠올랐다. 지난 몇 년 동안 시즌 막바지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팬들에게 죄송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 생활을 시작하고 첫 리그 우승인데,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1위를 놓치지 않고 우승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을 모든 면에서 선도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꼭 좋은 선수, 비싼 선수들만 데려와서 우승하는 게 아니라, 훌륭한 선수들을 데려와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