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복합재난의 시대, 맞춤형 대응전략 필요하다
울산시가 18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울산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울산 재난안전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020년 6월 유엔 재해위험경감사무국(UNDRR)으로부터 인증받은 방재안전도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울산지역에 맞는 지역 맞춤형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기후에 따른 복합재난이 빈발하고 있고, 이에 따라 새로운 재난 취약요소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산단 폭발사고, 유해화학물질 유출, 산불 등의 재난이 자주 발생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침수, 지진, 방사능재난 등이 위협적인 요소로 등장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승우 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최근 재난 양상이 이상기후로 인해 반복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 또 새로운 취약 요소가 돌출하면서 복합적인 재난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합재난은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다. 복합재난은 단일재난으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재난들이 연속적 또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피해규모가 천문학적이며 단일 지역 또는 국가를 넘어 국제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은 대규모 쓰나미를 일으켰고, 이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지금도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울산은 복합재난에 취약하다. 울산 인근 고리와 월성에는 우리나라 최대 원전 시설이 위치해 있고, 해안지역에는 대규모 석유화학공장과 노후된 산업시설들이 분포해 있다. 이들이 연쇄 작용을 일으키면서 복합재난 양상을 띠게 되면 수습이 매우 어렵다. 2016년 울산을 강타했던 태풍 차바와 같은 이상기후도 재난피해를 가중시킨다. 침수가 화재, 붕괴, 고립 등 2차, 3차 피해를 불러오는 것이다.
이제는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새로운 재난들이 우리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도시화, 밀집화, 지하공간화, 고층화 등으로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대형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울산시는 그 동안 겪어온 재난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 재난에 대해서도 미리 대응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방재안전도시 울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도시보다 먼저 신종 위험을 분석하는 선구적인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