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융기 울산대학병원장, “영남권 상급종합병원중 수익 1위 달성"
울산대학교병원(병원장 정융기)이 지난해 회계 결산 기준으로 영남권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의료수익 1위를 달성했다. 지난 1997년 대학병원 전환 이후 부산 3곳, 경남 3곳, 대구 5곳 등 총 11곳의 상급종합병원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섰다.
특히 지난해 1~3분기 울산대병원의 요양 급여청구액은 2448억원에 달한다. 요양 급여청구액은 순수 환자 진료만으로 발생하는 금액이라 병원의 진료 역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정융기 울산대병원 병원장은 19일 “지역 내 암 환자부터 심뇌혈관, 외상 등 중증치료기관 역할을 톡톡히 하다 보니 지역에서 신뢰가 쌓인 덕분에 이뤄낸 성과”라면서 “울산에 영남권 1등 의료기관이 있다는 건 지역의 자랑이고 쾌거”라고 말했다.
이런 성과를 얻기까지 시련도 있었다. 지난 2017년 3기(2018~2020) 상급종합병원 심사에서 전체 20위의 성적을 내고도, 불합리한 ‘권역 배분 요건’으로 지정에 탈락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맞았다. 그 결과 수가 가산율 하락으로 수익이 감소했고, 병원의 위상 추락으로 의료진 유출마저 발생했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 지정 이후 3년간 빈틈을 채우며 높여놓은 밀도를 현재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무너트리는 것은 영원한 후퇴라 판단했다.
정 병원장은 “당시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했지만 어렵게 구축한 지역의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경쟁보다 품위를 유지하는데 집중, 지역사회와 의료기관들의 신뢰를 얻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3년 후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는 전문 간호인력이 간호뿐만 아니라 간병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질병마다 정해진 금액을 적용해 진료를 표준화하고 환자 부담을 낮춰 주는 ‘신포괄수가제’ 도입도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울산대병원이 2016년 처음 도입해 전국 최대인 697병상(전체 병상 70%)을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의 평가에서 3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 신포괄수가제는 2019년부터 시범사업에 참가해 전체 입원환자의 70% 이상이 신포괄수가제 적용받고 있다. 암 환자의 경우 기존 수가제에 비해 본인 부담금이 75.6% 줄어 환자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여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울산대병원은 국공립병원이 없는 울산에서 31개의 국책사업을 도맡아 운영하며, 지역사회 필수 의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 ‘코로나 거점 전담병원’으로 울산대병원에서만 4200여 명에 달하는 중증, 준·중증 코로나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정 병원장은 “사립대병원이지만 지역이 필요로 하다면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고, 이를 통해 시민에게 신뢰를 얻고 다가설 수 있다”며 “특히 철저히 준비하고 희생을 아끼지 않은 직원 모두의 노력이 이뤄낸 결과이고, 언제나 울산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병원장은 1000병상 규모로 전문화·세분화·시스템화돼 있으면서 꾸준히 치료 받을 수 있는 가까이 있는 병원이 좋은 병원이라는 자신의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아직도 무조건 서울로 가겠다는 환자가 있어 안타깝다. 울산대병원보다 규모도 작고 의료진도 덜 세분화된 병원을 단지 서울이라는 이유로 가는 것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우리 지역에 전문적이고 퀄리티 있는 병원이 있다는 걸 알아주고 자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인 도심권 제2병원 건립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도 내비졌다.
정 병원장은 “도심권 병원 건립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획기적인 외부 지원 없이는 현실적인 진행이 힘들다. 중장기적으로 자금조달의 현실성과 시설투자 중복 최소화, 현 의료인력의 높은 활용성 등을 고려해서 증축은 고려할 수 있다”며 “경증이 아닌 중증환자 위주의 상급종합병원이 동구에 있다고 치료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중증진료체계강화 시범사업 참여를 통해 중증진료 체계를 고도화해 지역 중증환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향후 “우수한 전문 의료진을 더 영입하고,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첨단장비 도입과 시설 확충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중증 환자가 울산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의료를 더 발전시키고, 지역사회의 공공재로서 의료의 역할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