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예술인들의 고령화…탈울산 가속시킨다

2022-10-24     경상일보

산업도시 울산의 예술인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안 그래도 일찍부터 문화·예술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판국에 예술인들의 고령화까지 겹쳐 도시가 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의 나이가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은 예술인들의 대가 끊긴다는 말이다. 이렇게 예술인들의 수가 적어지면 울산의 인구 이탈도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23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울산의 예술인활동증명서 발급자는 2012명이다. 최근 5년간 증가 추이를 보면 지난 2018년 881명에서 2019년 1014명, 2020년 1426명, 2021년 1779명, 지난달 초 2012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부산이나 대구 등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크지 않다. 같은 기간 인근 부산은 2018년 4040명에서 2022년 8600명으로 4000명 넘게 늘었고, 대구도 1365명에서 4546명으로 증가했다.

울산의 예술인들은 연령에 있어서도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울산의 예술인활동증명서 발급자를 분석한 결과 20대 16.3%, 30대 20.9%, 40대 16%, 50대 23.4%, 60대 17.5%로 확인됐다. 반면 전국적으로는 20대 19.8%, 30대 32.5%로 20~30대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고, 그 다음으로 40대가 17.9%, 50대가 13.25%, 60대가 10.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 예술인들의 고령화는 도시에 심각한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가지 정주여건 중의 하나가 문화예술인데, 예술인들이 점점 떠나가는 울산을 상상해보라. 잘못하면 울산은 삭막한 공장지대로 남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탈울산 현상을 갈수록 심해질 것이고 결국 도시 소멸로 갈 수도 있다.

울산은 전통적으로 공업도시, 산업도시임에 틀림없다. 지난 60~90년대를 거치면서 울산은 대한민국 고도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느라 문화예술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문화·예술을 논하는 자체가 사치로만 여겨졌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많은 예술인들이 유입됐고 자체적으로도 젊은 예술인들이 배출됐다.

그런데 또 다시 고령화라는 위기를 맞게 됐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예술인들의 탈울산 행렬을 멈추기 위해서는 울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젊은 예술인들을 계속 배출하고 또 유능한 예술인들이 울산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길밖에 없다. 예술인들의 이탈을 막는 길이 곧 인구의 탈울산을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