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조선업계 ‘맑음’, 자동차·정유는 ‘흐림’

2022-10-24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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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내 주요 기업들이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 우려로 인한 ‘3고(高)’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의 여파로 지역 주력산업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현대차를 시작으로 25일 기아, 26일 SK하이닉스와 삼성SDI 등이 3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이어 31일에는 LG화학이, 다음 달 3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수주목표 넘어선 한국조선해양, 흑자 전환

저가 수주로 힘든 시간을 보내온 지역 조선업계가 이르면 3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4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45% 줄어든 수치지만,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치도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총 218억3000만달러의 일감을 확보해 목표치 174억4000만달러의 약 25%를 초과 달성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철강업계와 벌이는 후판가 협상을 변수로 지목하고 있으나,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조선업계는 이미 작년부터 후판가 상승에 대한 충당금을 매우 보수적으로 쌓아왔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만 해도 한국조선해양은 1336억원을 각각 후판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더욱이 신조선가 역시 나날이 상승세라 후판 가격 상승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2020년 수주 물량이 반영되는 시기”라며 “올해 연간 목표 일감을 초과 확보하며 수주 랠리를 이어간 상황인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품질비용 반영, 실적 ‘먹구름’

자동차업계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가 당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환율 효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3분기 실적에 세타2 GDI 엔진 교체율 증가 등에 따른 품질비용을 반영하기로 하면서 기록 달성이 어려워졌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는 품질비용 1조3600억원과 1조5400억원을 각각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증권업계에선 올해 3분기 현대차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5조3898억원, 3조570억원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이번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대로 줄어들게 됐다. 이미 3조36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은 현대차·기아가 2년 만에 추가로 품질 비용을 반영하게 된 것은 엔진 교체율 증가와 1400원대에 달하는 높은 환율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달러당 원화값은 2020년 1150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1435원으로 높아졌고, 당시 12.6년이던 차량 운행기간을 19.5년으로 늘려 잡으면서 엔진 교환율도 예상보다 높아졌다.



◇정제마진 하락에 정유 눈높이 낮아져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올린 정유사들은 3분기 들어 정제 마진이 급락한 데다 재고 평가 손실이 불가피해 2분기 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줘졌다. 증권업계의 실적 눈높이도 점차 낮아져 S-OIL의 경우 3개월 전만 해도 작년 동기대비 8%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한 달 내 발표된 컨센서스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4417억원에 그쳐 19.6%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도 3분기 매출은 19조6472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59.7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 반면 영업이익은 5642억원으로 8.78% 감소할 전망이다. 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던 것에 비하면 눈높이가 낮아진 셈이다.

석유화학 업체는 대부분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전년 동기대비 17.18% 증가한 85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다만 이는 전기차 배터리 등의 실적 개선에 따른 것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고부가합성수지(ABS) 등 주력 제품의 부진으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829억원으로 2분기(214억원 적자)에 이어 손실 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