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금리도 7%대…전세시장 한파

2022-10-24     석현주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로 굳어진 데 이어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까지 7%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지난주 울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2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2년 사이 전세보증금이 수억원씩 오른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 보증, 신규코픽스 6개월 연동 기준)는 지난 22일 기준 연 4.540~7.057% 수준이다. 작년 말(3.390~4.799%)보다 상·하단이 각각 2.258%p, 1.150%p나 뛰었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전세수요도 꽁꽁 얼어 붙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주 울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9.6으로 2020년 5월 이후 2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추락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이보다 낮으면 수요 대비 공급이 많고, 100보다 지수가 높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올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지수 100을 유지했지만, 하반기 들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임차인들의 갱신계약, 월세, 준전세 선호현상으로 전세매물이 쌓이는 반면, 추가 금리인상 우려로 신규 전세매물의 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낙폭도 커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금리는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은의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 영향을 반영한 10월 코픽스가 내달 발표되면,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 상품 금리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스텝’에 맞서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10월·11월 기준금리 인상분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연말께 8%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세보증금이 급격히 오른 상태에서 전세대출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 세입자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전세대출은 대부분이 변동금리형이라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울산지역 전월세전환율(연간임대료/(전세금-월세보증금)×100)은 6.6% 수준이다. 예를 들어 3억원짜리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경우, 보통 3억원의 6.6%(1980만원)를 12개월로 나눈 약 165만원을 월세로 낸다는 뜻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으면, 세입자 입장에서 대출을 받아 이자를 무는 게 유리하지만, 금리가 지금처럼 최고 7%까지 높으면 월세 부담이 크더라도 집주인과의 합의를 통해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차주들의 원리금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다른 집으로 옮기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